한 달 새 3조원 급증한 신규 연체

3월 말 원화 대출 연체율 추이. 금융감독원
신규 연체액이 급증하고 있지만, 전월 대비 3월 말 연체율(0.58→0.53%)은 0.05%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이는 연체 채권을 상·매각한 영향이다. 은행이 부실 채권을 정리하는 분기 말에는 통상 연체율이 소폭 하락한다. 실제 3월 신규 연체액은 전월보다 1000억원 늘었지만, 같은 시기 연체 채권 정리 규모(4조1000억원)는 더 큰 폭(2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며 연체율을 떨어뜨렸다. 연체 채권 정리와 상관없이 신규 연체액만 반영한 신규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0.12%로 2월 말(0.12%) 수준이었다. 2월은 전월 대비 연체율이 0.1%포인트 급등했던 시기로. 3월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경기 부진에…중소·자영업자 연체율 상승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과 대출 스티커가 나란히 붙어 있다. 뉴스1
그나마 부실 채권이 거의 없었던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주담대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0.29%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분기 말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월(0.29%) 대비 하락하지 않았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0.04%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 때 초저금리로 주담대를 일으킨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대출을 받은 사람)’이 최근 5년 고정금리 약정 기간이 끝나면서 금리 부담이 커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방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도 주담대 연체율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감원도 “연체율 지속 상승 대비해야” 경고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빚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연체율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이 버틸 수 있게 금리 경감이나 만기 연장 같은 금융 지원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