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 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스페이스X는 27일 오후 6시 36분(한국시간 28일 오전 8시 36분)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의 9번째 시험 발사를 시행했다. 스타십 발사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발사 뒤 스타십은 약 3분 만에 1단 로켓인 ‘수퍼헤비’를 분리했다. 그 뒤에는 2단 로켓인 ‘스타십 우주선’만 남아 지속해서 고도를 높였다.
지구 궤도로 진입한 스타십의 목표는 약 67분 동안 비행 후 인도양 해상에 낙하였다. 하지만 비행 도중 약 30분 만에 자세 제어 능력을 상실했다. 생중계 중 스페이스X 엔지니어는 “스타십 내부 연료 탱크 시스템에서 누출이 일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지상관제소와 교신이 끊긴 스타십은 대기권과의 마찰로 부서지며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십이 뭐야
스타십은 총 높이 약 122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로켓이다. 머스크는 지구에 위기가 닥쳤을 때 인류를 화성에 보내 거주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스타십을 개발해왔다. 이 때문에 스타십은 대형 화물 운송·유인 탐사 등을 갖춘 차세대 우주 운송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9차 발사에선 지난 7차 시험비행에서 온전히 회수한 로켓을 재사용해 이뤄졌다는 점이 성과다.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 ‘스타링크’를 싣는 중형 발사체 팰컨9엔 재사용 로켓을 활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형 우주선인 스타십에서 재사용 로켓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게 왜 중요해
대형 우주선인 스타십에서도 재사용 로켓을 활용할 수 있으면, 우주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스타십 반복 비행 횟수가 늘고 발사 간격이 단축돼 화성 이주 계획의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스페이스X가 상업용 위성 발사 시장에서 우월 지위를 확보한 이유도 로켓을 매번 새로 제작하지 않고 반복해 사용하는 기술을 갖춘 덕분이다. 머스크는 이날 시험 발사가 끝난 후 X(옛 트위터)에 “검토할 좋은 데이터가 많고, 다음 3차례 비행의 발사 간격은 약 3∼4주에 한 번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앞으로는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머스크는 지난 3월 스페이스X 창립 23주년을 맞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타십이 내년 말에 옵티머스(인간형 로봇)를 태우고 화성으로 출발한다. 만약 이때 착륙이 잘 된다면, 유인 착륙은 이르면 2029년에 시작될 수 있다. 다만 2031년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일단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달 유인 탐사를 먼저 실현하고, 그 데이터를 화성 착륙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