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용산’ 빼고 서울 다 이겼다…李 대통령 완승 배경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번 대선에서 지역별 판세는 뚜렷한 동서 양분 구도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경기·충청·호남 등 서부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강원·영남 등 동부권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는 3년전 대선과 큰 차이다. 당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서울과 충청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졌지만, 이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텃밭인 호남에선 격차를 더 벌렸고, 취약 지역인 영남과 강원의 격차는 줄였다. 그 결과 이 대통령은 49.42%의 최종 득표율로 41.15%인 김 후보를 8.27%포인트 차이로 꺾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득표율은 8.3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였다.

①서울 ‘강남3구+용산’ 빼고 다 이겼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 대통령은 격전지인 서울에서 47.13% 득표율로 김 후보(41.55%)를 5.58%포인트 차로 눌렀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서울에서 4.83%포인트 차이로 졌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특히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김 후보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 4개 구(區)에서만 이겼고, 이 대통령은 나머지 21개구를 싹쓸이했다. 국민의힘 텃밭인 강남 3구의 격차도 지난 대선보다 줄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강남 36.66%포인트, 서초 32.95%포인트 차로 대패했는데, 이번엔 강남 24.35%포인트, 서초 21.07%포인트 차로 줄었다. 지난 대선에서 16.61%포인트 차이로 진 송파에서는 이번에 4.48%포인트 차까지 따라붙었다. 야권 관계자는 “보수 성향이지만 12·3 계엄 사태에 실망한 강남 3구 유권자가 김 후보가 아닌 이준석 후보에게 10% 안팎의 지지를 보낸 것도 ‘김문수-이재명’ 격차가 좁혀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대선에선 이 대통령의 근소 우세였던 경기·인천에서는 이번에 확실히 압승을 거뒀다. 이 대통령은 경기(이재명 52.2%, 김문수 37.95%), 인천(이재명 51.67%, 김문수 38.44%)에서 득표율 과반을 기록했다. 지난 대선에선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에게 경기에서 5.32%포인트, 인천에서 1.85% 차이로 이겼는데,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경기·인천의 총투표수는 1133만2803표로 전체 투표수 3423만6497표의 32.2%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②‘3패’에서 ‘3승’으로 뒤집힌 충청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이 대통령은 중원 대결에서도 우위를 가져갔다. 대전(이재명 48.5%, 김문수 40.58%), 충남(이재명 47.68%, 김문수 43.26%), 충북(이재명 47.47%, 김문수 43.22%)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대전에서는 이 대통령이 5개 구에서 모두 이겼다.

3년 전만해도 충청은 보수 정권 탄생의 선봉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대전에서 3.11%포인트, 충남 6.12%포인트, 충북 5.55%포인트 차로 모두 이겼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3패는 이번 대선에서 3승으로 뒤바뀌었다.  

원래 민주당 강세 지역이던 세종에선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 대선에선 이 대통령이 세종에서 7.77%포인트 차로 이겼지만, 이번엔 22.41%포인트 차이의 압승이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후보 입장에선 수도권 열세를 충청에서 만회했어야 했는데 외려 격차가 벌어진 게 뼈 아팠다”고 분석했다.

③더 벌어진 호남, 좁혀진 TK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는 이 대통령과 김 후보의 격차가 3년 전보다 벌어지고,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는 격차가 외려 좁혀졌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보다 광주에서 76.75%포인트, 전남에서 77.33%포인트, 전북에서 71.75%포인트 더 득표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 전 대통령보다 광주에서 72.1%포인트, 전남에서 74.66%포인트, 전북에서 68.56%포인트 더 득표했는데, 이번 대선에선 더한 몰표가 나온 것이다.  

반면에 김 후보는 대구에서 44.4%포인트, 경북에서 41.35%포인트 차이로 이 대통령을 크게 이겼지만, 격차는 지난 대선만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대구 53.54%포인트, 경북 48.96%포인트 차이로 이 대통령을 눌렀다.

이 대통령은 부산(이재명 40.14%, 김문수 51.39%), 경남(이재명 39.4%, 김문수 51.99%)을 큰 격차로 내줬지만 3년 전 윤 전 대통령에게 부산에서 20.1%포인트, 경남에서 20.86%포인트 차로 진 것에 비하면 타격은 덜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13.62%포인트 차이로 진 울산에서도 이번에는 5.03%포인트 차 패배였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12.46%포인트 차로 패배한 국민의힘 텃밭 강원의 격차도 3.35%포인트 박빙으로 전환됐다.

◇출구조사, 실제 득표와 편차 커=한편 3일 대선 투표가 종료된 직후 발표된 지상파 3사의 대선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를 12.4%포인트 차 앞서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 격차는 8.27%포인트 차이였다. 3년전 출구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0.6%포인트 차이로 앞섰고, 실제 결과도 0.73%포인트차로 근접했던 것과 달랐던 것이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방송사가 사전투표와 관련해 ‘보정값’을 넣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와 차이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