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코 신규 원전 예정 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4일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신규 원전 사업과 관련해 본계약을 체결했다. 뉴스1
이번 계약은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을 최종 기각한 직후 체결됐다. 이로써 한수원은 지체 없이 본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사업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
한수원은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체코 정부가 향후 5년 이내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기로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발주사와 협상을 거쳐 테멜린 3·4호기 계약까지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확보했다.
한수원과 EDU Ⅱ는 곧 킥오프 회의를 열고 사업 착수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두코바니에 현장 건설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건설소를 통해 우선 파견 인력을 선발하고, 부지 조사 등 주요 초기 업무를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서 한수원은 주계약자로서 설계부터 건설, 시운전, 핵연료 공급까지 원전 건설 전 과정을 책임지게 된다. 이 과정에는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이 참여하며, 이들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한, 체코 원전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한수원은 올해 두 차례 설명회를 열어 유자격 공급자 등록 절차, 품질 및 기술 기준, 보조기기 목록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한편, 발주사인 EDU Ⅱ는 한수원과 협력해 설계, 인허가, 건설 준비 등 일정을 진행하며 2029년 두코바니 5호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대한민국의 두 번째 해외 원전 수출 사례로 기록됐다. 과거 유럽형 원전을 도입했던 한국이 이제는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게 된 점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1982년 한울원전 1·2호기 건설 당시 도입한 노형은 프랑스 프라마톰(950MW)이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을 두고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국제적으로 다시 한 번 입증된 쾌거"라고 평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에 기여하고, 체코와의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