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3심은 북한에 간 800만 달러 중 394만달러(스마트팜 사업비 164만달러+방북 비용 230만달러)는 불법 송금으로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는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는 쌍방울 측이 주가 부양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한 사정은 보이지만, 이는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대납 요청을 받아들인 핵심 동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방북 비용 대납과 관련해서도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의 대납 요청이 없었다면 김 전 회장 등이 북한 인사를 접촉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대북 사업을 결정하리란 걸 상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회장 등의 진술이 오염됐다는 주장 역시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라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李 대통령 사건에 영향…보고 여부가 쟁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 사건은 이 사건과 증거관계는 동일하다. 쟁점은 이 전 부지사와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이 전 부지사 1심은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냐’고 했을 때 ‘당연히 그쪽에 말씀드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반복해 진술하는 것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판결문에 적었다. 2심은 보고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진 않았다. 대법원 역시 법률심이므로 사실관계에 대해선 별도 판단하지 않았다.
향후 이 대통령 재판에선 당초 이 대통령에 대한 보고 및 지시 사실을 인정했던 이 전 부지사가 2023년부터 진술을 뒤집어 이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점이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법원이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검사실 연어 술 파티’ 등을 주장하며 검찰이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도록 진술 조작을 요구한다고도 주장 중이다.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은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 심리로 다음 달 22일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 측이 형사11부는 “사실관계가 동일한 이 전 부지사의 1심 사건을 심리 및 판결(유죄)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피 신청했으나, 법관 인사로 부장판사가 바뀐 후 지난 2월 각하돼 재개됐다.
다만 재판부가 대통령의 형사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까지 적용된다고 해석할 경우 재판은 중단된다. 반대로 해석해 속행한다고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돼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포할 경우, 재판은 즉시 멈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