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만지고 음식 건들면 '90억 벌금 폭탄'…'길거리 음식 왕국' 뭔일

대만 타이베이 노점상. EPA=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 노점상. EPA=연합뉴스

 
'길거리 음식 왕국'인 대만에서 노점상이 돈을 만진 뒤 음식을 건드리면 최고 2억대만달러(약 90억7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5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TFDA)는 지난해 1월 입법 예고된 '우수식품위생규범준칙' 개정안의 공고 기간이 지난 4일 종료됐으며 공식 시행한다고 밝혔다. 

TFDA는 식품업계의 자체 위생 관리 강화를 위해 해당 준칙을 전면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식품업 관련 종사자가 음식을 준비·조리 시 손으로 돈이나 기타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만져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반하면 '식품안전위생관리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리고, 시정하지 않으면 최고 2억대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당국 관계자는 붕어빵이나 계란빵 등을 판매하는 노점의 대다수가 1인이 운영해 음식물과 돈을 주고받으면서 '교차 오염'의 우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정 준칙의 규제 대상자도 식품 제조업과 야시장, 분식 노점, 배달 라이더 등 모든 관련 종사자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과 아르바이트생 등 모든 신규 종사자는 최소 3시간의 교육과 매년 3시간의 보수 교육을 받아야 한다. 배달 라이더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은 배달 도중 땅에 떨어진 음식을 재포장해 배달하는 사례가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조항이 있어 규정 위반 사실을 각 지자체 보건 당국에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신고 내용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부과되는 벌금의 2∼5%에 달하는 신고 포상금과 별도로 400만대만달러(약 1억8100만원)도 포상할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대만 언론들은 대만 내 노점상이 12만5000여개에 이른다면서 1인 노점은 강화된 준칙을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