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과 비교해 민주당은 9석 증가, 국민의힘은 9석 감소였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치른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18석을 획득했다. 결국 대선 득표를 토대로 총선을 치렀으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81석에 비례 18석으로 99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는 개헌 저지선(10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석수다(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직후 108석이었으나 김상욱 의원의 탈당으로 현재 107석이다).

박경민 기자
국민의힘이 빼앗긴 10곳 중 절반인 5곳은 수도권이었다. 인천에선 동-미추홀을(윤상현 의원)과 중-강화-옹진(배준영 의원)을 민주당에 내주었다. 동-미추홀을은 윤상현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0.89%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이겼던 곳이다. 윤 의원은 18대 총선 이후 이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득표율은 41.6%였다. 반면에 민주당 득표율은 48.31%였다. 윤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민심의 준엄한 회초리를 가슴 깊이 새기고 더 낮은 자세로 깊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중-강화-옹진은 지난 총선에서 배준영 의원이 11.1%포인트 차로 다소 여유 있게 이긴 지역이다. 북한과의 접경 지역인 강화·옹진군은 보수색이 강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대선 득표율에선 민주당이 46.98%를 기록, 국민의힘에 3.86% 앞섰다. 특히 도심인 인천 중구에서 민주당이 큰 우위를 보였다.
경기에선 국민의힘은 동두천-양주-연천을(김성원 의원)과 이천(송석준 의원) 지역구를 민주당에 빼앗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천은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동두천-양주-연천을은 선거구가 분리된 2016년 20대 총선 이후 줄곧 보수 정당의 후보가 이긴 지역이다.

박경민 기자
서울에선 국민의힘의 험지로 꼽히는 도봉갑(김재섭 의원)을 민주당에 내줬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1.16%포인트 차로 따돌리면서 신승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은 국민의힘을 7.88%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득표율(49.06%)은 국민의힘(41.18%)과 개혁신당(7.84%)의 득표율 을 합산한 것보다 높았다.
국민의힘은 충청 지역에서 2석을 내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 충주(이종배 의원)와 충남 서산-태안(성일종 의원)이다. 4선의 이종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충북 충주에서 51.11%를 획득해 당선됐지만, 이 지역 국민의힘 대선 득표율은 44.88%에 불과해 민주당(45.72%)보다 뒤졌다. 충남 서산-태안에서도 3선의 성일종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과반(51.55%)을 기록했지만, 이 지역 대선 득표율은 민주당이 46.42%로 국민의힘(44.51%)을 앞섰다.
다만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선 3자 구도임에도 국민의힘 49.53%, 민주당 42.65%, 개혁신당 6.17%로 국민의힘이 이겼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박수현 후보가 50.66%로 국민의힘 정진석 후보(48.42%)를 이긴 것과 정반대 결과다. 보수적인 농촌 지역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강원에선 원주갑(박정하 의원)의 대선 득표율이 지난 총선과 달랐다.
PK(부산·경남)에서도 두 곳의 결과는 달랐다. 부산 강서(김도읍 의원)와 경남 거제(서일준 의원)다. 부산 강서의 김도읍 의원은 지난 총선 민주당 후보를 11.17%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눌렀지만, 이 지역 이번 대선 득표율은 민주당이 0.57%포인트 앞섰다. 경남 거제 역시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47.1%로 국민의힘(43.31%)보다 득표율이 높았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은 후보 개인의 경쟁력에 따라 차별성을 보이지만, 종합적으로 1년 만에 9곳의 지역구를 내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는 우리로선 뼈아픈 지점”이라며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위해서도 바닥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역량을 총동원해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