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869년 독일에서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의 할아버지 프레데릭 트럼프의 출생증명서를 담은 금박 액자를 선물로 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르츠 총리는 이날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의 조부 프레데릭 트럼프(독일명 프리드리히 트룸프)의 독일 출생증명서를 담은 금박 액자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1869년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州) 칼슈타트에서 태어난 프레데릭 트럼프는 188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부인 프레데릭 트럼프. 1869년 독일에서 태어나 188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러시아 압박 요청에도 묵묵부답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하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빗대 “때로는 아이들이 싸우게 두었다가 나중에 떼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에둘러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리어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약 4만5000명에 달하는 많은 병력을 (독일에) 파견하고 있다”며 “그것은 (독일) 경제 발전에 좋은 일이다. 그들은 높은 급여를 받고 독일에서 많은 돈을 쓴다”고 말했다. 주독미군이 안보는 물론 독일 경제에도 기여하므로, 대가를 독일이 더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국방예산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을 “긍정적”이라 평가하면서도 “맥아더 장군이 긍정적이라 할지는 확신 못 하겠다”고 말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싸운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들며 독일의 국방예산 증액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뼈 있는 농담’을 한 것이다.
헤그세스 “동맹 더 지출해야, 군사 중심 인·태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 직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이 항상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중심을) 적절히 전환하고 그곳에서 억지력을 다시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 냉전 이래 최대 전력증강 나선다
나토의 전력 증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국내총생산(GDP) 5% 국방비 지출’에 발맞추려는 의도가 강하다. 뤼터 사무총장은 “(군사역량 목표)를 충족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달 말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목표치를 GDP의 5%로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도 이날 회원국의 국방비 GDP 5% 합의에 근접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