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정치 불확실성 계엄 전 수준으로 낮아져...환율은 대외 영향 클 것”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 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뉴스1뉴스1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 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뉴스1뉴스1

국내 정치 불확실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치뤄진 대통령 선거 전후로 국무위원 줄탄핵, 여야 극한 대치 등 정치 불안이 어느정도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대선 다음 날인 지난 4일 기준 1.5(일주일 이동평균)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가파르게 치솟아 같은 달 14일 12.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대선 일주일여 전인 지난달 24~26일에는 0.7까지 하락해 계엄 직전인 지난해 12월 3일(0.5)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불확실성 지수는 한은이 언론 기사 중 제목과 본문 등에 ‘정치’와 ‘불확실’을 포함한 기사 수를 집계해 산출한다. 2000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의 장기평균을 0으로 가정할 때의 상대적 수치를 나타낸다. 대선 이후 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이 정도 등락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계엄 이전 최고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2004년 3월 17일의 8.8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2016년 12월 13일에도 6.2까지 올랐다. 


정치 불확실성 짓눌려 온 원화가치도 점차 회복새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358.9원에 마감했다. 1350원대 진입은 지난해 10월 15일(1355.9원) 이후7개월여 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간담회에서 “6개월간 저희를 조여왔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정치적 요인이 환율에 영향을 주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환율은 대내적 요인보단 대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각종 내수 부양 정책을 펼거란 기대감에 소비 심리도 회복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기준선(100)을 1년 만에 넘었다. 전월(93.8) 대비 8.0포인트 상승했는데 2020년 10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