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LNG·컨테이너선 수주 총력…중국 독식 넘는다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에 이어 수주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남은 기간 발주가 뜸해진 LNG운반선뿐 아니라 중국이 시장을 독식했던 컨테이너 운반선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66만CGT(표준선 환산톤수·71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 급감했다. 한국은 이 가운데 25만CGT(8척·15%)를 수주해 64만CGT를 수주한 중국(42척·39%)에 이어 수주량 2위를 기록했다. 척당 CGT는 한국이 3만1000CGT, 중국이 1만5000CGT로 집계됐다. 한국이 중국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많이 수주했다는 뜻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 HD현대중공업

예상보다 저조한 발주 상황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뿐 아니라 그동안 중국이 시장을 독식했던 컨테이너 운반선 수주에도 적극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일본 최대 해운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와 3조6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공급계약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중국 점유율이 86.6%를 기록할 만큼 중국 조선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4월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프랑스와 그리스·대만 선주들이 한국 조선사에 잇따라 발주하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ONE으로부터 1만6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DF) 컨테이너선을 최대 12척 수주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척은 확정 물량이고 4척은 옵션으로 포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가는 척당 2억2000만 달러(약 3035억 원)로 수주 규모는 12척 기준 26억4000만 달러(약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한화오션도 최근 세계 5위 해운사 독일 하파그로이드와 1조8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대만 해운사 양밍이 발주하는 2조3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주를 따낼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인도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는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3척에 대한 발주를 놓고 중국 조선소를 배제한 채 국내 조선 3사와 협상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이 2024년 건조해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2024년 건조해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 HD현대중공업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초 수주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글로벌 선사 등과 수주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과 중국 조선사 대비 높은 품질을 인정받는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연간 수주 목표를 맞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