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임무는 인태사령부 목표 지원...관련 작전 수행 중”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주한미군사령부가 “우리의 임무는 대북 방어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공식 입장으로 확인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대중 견제 전략을 가동하는 것과 관련, 주한미군이 큰 틀에서 ‘이미 관여 중’이라는데 방점을 뒀다는 해석이다. 이는 앞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한국 항모론’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미 측의 인태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의 규모나 역할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12일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관련 질의에 라이언 도널드 대변인 명의의 입장을 내고 “주한미군은 광범위한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지역 전반에 걸쳐 작전 활동과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의 임무는 “한반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미 인태사령부의 광범위한 (전략)목표를 지원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이는 향후 주한미군의 임무나 역할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데서 나아가 주한미군이 지금도 이미 대중 견제 역할을 일정 수준 수행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도널드 대변인은 또 미 국방부가 중국 억제를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면서 지역 안보 환경의 현실을 반영해 “한·미 동맹의 현대화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태세를 조정(calibrate)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앞서 브런슨 사령관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중국의 행태를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에 비유한 것을 재차 인용하기도 했다. “인태 지역은 특히 작전의 유지와 관련해 ‘거리의 횡포’로 규정되는 상당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으며, 한국은 지역 안보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태 지역 유지를 위해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과 한·미연구소(ICAS) 화상회의 등에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또는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하는 등 주한미군의 대중 견제 역할을 여러 차례 부각했다. 이런 사령관의 발언을 주한미군이 공식 입장으로 재차 확인한 셈인데, 이는 미 측이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과 관련해 선제적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앞서 ICAS 회의에서 주한미군의 규모(2만 8500명)를 4500명 감축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또 대만 해협 유사시와 관련해선 “미·중 갈등이 벌어지길 바라진 않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가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태세를 갖춘 이들(전력은)없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