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학생·교사 68% "AI교과서,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

지난 5월 7일 강원 춘천시 남산초등학교에서 열린 디지털교과서(AIDT) 활용 수업 현장 공개 행사에서 학생들이 AIDT를 활용해 수학 나눗셈 단원을 익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7일 강원 춘천시 남산초등학교에서 열린 디지털교과서(AIDT) 활용 수업 현장 공개 행사에서 학생들이 AIDT를 활용해 수학 나눗셈 단원을 익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 1학기부터 학교에 도입된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에 대해 교사·학생·학부모의 10명 중 7명가량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교사노조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15개 유관 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AIDT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엔 지난달 2~18일 전국의 학부모·교원·학생 총 2만7417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AIDT 정책이 충분한 사전 준비와 검토 없이 성급히 시행되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68.2%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51.3%·‘그렇다’ 16.9%)고 답했다.  

AIDT 정책을 둘러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교 현장과 적극적 소통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5.2%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64.9%는 ‘AIDT 관련 연수나 안내를 체계적으로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의 70.8%는 ‘AIDT가 투자된 예산 대비 교육적 효과 면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가’란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강경숙 의원은 “AI는 교육혁신 도구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학부모와 교원이 소외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초래됐다”며 “AIDT를 교육자료로 전환하는 등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1학기부터 초3·4, 중1, 고1의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AIDT를 도입됐다. 교육부는 애초 모든 학교에 AIDT를 도입하려 했지만, 교원단체와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등의 반대가 계속되자 교과서 채택 여부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