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플래티넘 카드. 사진 현대카드
빌 게이츠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0.001%만 VVIP(초우량 고객)만 발급받을 수 있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의 최상위 등급 '원조 블랙카드'를 현대카드가 국내에 처음으로 독점 출시했다. 업계 프리미엄 카드의 3∼4배에 달하는 700만원의 연회비가 책정된 이 카드는 심사를 거쳐 초대받아야 발급이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상품공시를 통해 전 세계 프리미엄 카드의 최상위 등급으로 꼽히는 아멕스 블랙 '센츄리온 카드'를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카드는 현재 전 세계 30여개국에서만 발급되고 있으며 한국에선 이번이 첫 출시다. 1999년 처음 발행된 이 카드에는 검은색 바탕 플레이트에 아멕스의 상징인 로마군 지휘관 '센츄리온'이 금색으로 그려져 있다.
부와 지위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과 가치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극소수만이 이 카드의 초대장을 받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빌 게이츠 등 정재계 인사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제이지와 같은 유명 연예인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카드 연회비는 200만원이다.
카드 소지자는 전담 매니저(컨시어지)가 전 세계 호텔, 항공, 여행, 쇼핑, 문화, 미식 등을 추천하고 예약을 대행해주는 전용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전월 이용 금액이 50만원 이상이면 국내외 가맹점 이용 시 1000원당 1멤버십 리워즈가 적립된다. 멤버십 리워즈는 항공사 마일리지나 글로벌 체인 호텔 멤버십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2023년 아멕스와 제휴를 맺고 아멕스 카드 3종(플래티넘·골드·그린)을 발급한 데 이어 블랙카드까지 출시하면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숙원이 이뤄졌다.
정 회장은 2003년 대표이사 취임 직후부터 아멕스와의 제휴를 희망했지만, 회사의 전신이기도 한 다이너스클럽이 아멕스와 라이벌 관계였던 데다 아멕스와 삼성카드의 계약 때문에 20년이 지난 후에야 제휴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005년 첫 VVIP 카드인 '더 블랙'을 출시했을 당시부터 아멕스의 프리미엄 전략을 공공연하게 내세웠다.
현대카드가 아멕스 블랙카드가 가지는 위상을 토대로 국내에서 VVIP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카드 경쟁을 다시 부추길지 주목된다. 현대카드는 '더 블랙' 카드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카드시장 출혈경쟁을 촉발했었다.
현재 국내에서 VVIP를 겨냥해 출시된 프리미엄 신용카드는 신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 삼성 '라움 오', KB국민 '헤리티지 익스클루지브', 하나 '제이드 퍼스트 센텀' 카드 등이 있다. 연회비는 100만∼200만원에 달하며, 카드 소유자들은 호텔, 항공, 골프 등의 혜택과 다이닝과 호텔을 예약해주는 24시간 전용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