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연루 도이치·삼부토건 의혹, 순직해병 ‘구명로비’로 연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특검보 확정 이후 첫 행보로 서울고검과 금융감독원을 찾아서다. 서울고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이고, 금감원은 서울남부지검의 수사지휘 하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18일 오후 2시쯤 특검팀은 서울고검을 찾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진행 상황을 들었다. 서울중앙지검, 서울남부지검에 이어 추가 일정으로 금감원을 4시40분쯤 방문했다. 면담 과정에서 특검팀은 “금감원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했으니,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협조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건진법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방문 때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 경위 등을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5월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22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5월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22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두 주가조작 사건은 다른 특검의 수사 대상인 순직해병 수사 외압 의혹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두 주가조작에 모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순직해병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임 전 사단장에게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이 전 대표 육성 파일이 공개됐는데, VIP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사용했다고 의심받는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주포(주가조작 중심인물)로 지목돼 지난 4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형을 확정받았다.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에서도 이 전 대표가 주포로 활동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직전인 2023년 5월 14일 일명 ‘멋진 해병’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라”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다. 이틀 뒤 김 여사 부부는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전쟁 뒤 재건 사업을 논의했다. 1000원도 안 되던 주가는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급등했다.


조상원 전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상원 전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수사 및 금융기관들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건에서 범죄 행위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은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고검이 “블랙펄에 수익 40%를 배분하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 등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지난 4월 금감원은 주가조작 세력의 부당이익을 최소 660억원으로 결론 냈지만, 김 여사·이 전 대표와의 관련성을 밝히지 못했다. 수사권이 없어 조사 수준에 그친 탓이다. 결국 금감원은 검찰에 두 사람을 고발하지 못했다.

김건희 특검팀을 이끄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건진법사 의혹 등을 수사한 신응석 검사장 등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면담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김건희 특검팀을 이끄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건진법사 의혹 등을 수사한 신응석 검사장 등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면담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특검은 사건 기록을 넘겨받는 대로 주자조작 사건에 김 여사가 관여됐는지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수사 전문 검사로 꼽히는 채희만 대검 반부패2과장, 정선제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장 등 부장검사 5명에 대해 파견을 요청하며 수사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전날 서울남부지검과도 건진법사 수사팀(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 뿐만 아니라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인력에 대한 파견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경제 범죄 중점 수사 기관이다. 금감원에서도 조사역 등을 특검에 파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