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가 대표적인 친명(이재명) 유튜버인 박시영 ‘(주)박시영’ 대표이사에게 5000만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중앙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제출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이 후보 캠프는 지난 4월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전략보고서를 (주)박시영에 의뢰했고, 이 돈을 같은 달 말 지급했다. 영상 제작(1억2589만원)과 홍보BI(5500만원) 다음으로 가장 큰 지출이었다. 이 후보가 당내 경선에 쓴 비용은 총 3억4579만원으로 컨설팅 비용은 총지출의 14.5%를 차지했다. 이 후보와 경선을 치른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캠프는 별도의 컨설팅 비용을 지출하지 않았다.  

박시영씨는 여권에서 대표적인 친이재명 진영의 스피커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박 대표는 2009년 정치컨설팅 겸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윈지코리아를 공동창업하면서 정치컨설턴트로 활동해왔다. 2022년에는 (주)박시영을 설립, 정치컨설팅과 유튜브 ‘박시영TV’로 평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박씨는 이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2023년 5월 민주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의원들에게 정치 컨설팅 영업을 벌이다 이해충돌 논란으로 사임하기도 했다.

‘박시영TV’는 구독자 61만명으로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이 즐겨보는 채널 중 하나다. 박씨는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이재명은 왜 달랐나?’ ‘86정치인의 한계, 이재명과 비교’, ‘민심은 민주당과 이재명의 편이다’ 등의 영상을 올리며 이 대통령의 스피커를 자처해왔다.  

박씨는 또 지난해 총선 경선 과정에선 비명계 공천 탈락에 영향력을 행사한 친명 유튜버 중 하나로 꼽힌다. 박씨는 지난해 2월 비명계 현역 의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낸 후보들을 자신의 방송에 출연시켜 “개혁 전사”, “이재명 대표가 굉장히 아낀다는 소문이 있다”며 친명계 후보로 소개했다. 김우영·김준혁 의원 등이 박씨가 직접 홍보한 대표적인 사례다.  


박씨는 이날 중앙일보에 정치컨설팅을 한 것에 대해 “그동안 쌓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캠프의 요청을 받은 것”이라며 “중도 포석의 전략부터 대선 슬로건과 일정, 메시지 전반 등 선거 밑그림을 100쪽이 넘는 보고서에 담아서 제출했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89.77% 득표율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는데, 고액의 컨설팅을 받을 이유가 있었느냐”며 “그동안 자신을 노골적으로 지지해준 유튜버에게 정치 컨설팅 명목으로 일감을 몰아준 상부상조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