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생제르맹을 물리치고 기뻐하는 보타포구 선수들. AP=연합뉴스
미국 CBS스포츠는 22일(한국시간) 남미 팀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를 중간 성적을 점검하며 이렇게 분석했다. 8개 조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남미축구연맹(CONMEBOL)을 대표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팀이 5개 조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참가 팀을 7개에서 32개로 늘어난 이번 클럽월드컵에서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유럽 빅클럽들이 압도할 것이란 예상을 깼다. 이번 대회엔 보타포구(2승), 팔메이라스(1승1무), 플루미넨시(1승1무), 플라멩구(2승) 등 브라질 리그 4팀과 보카 주니어스(1무1패)와 리버 플레이트(1승1무) 아르헨티나 리그 2팀이 참가했다. 보카 주니어스를 제외한 5팀은 무패 행진 중이다.
유럽 빅클럽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보타포구가 유럽 챔피언 파리생제르맹(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한 지난 20일 조별리그 B조 2차전은 '남미팀 돌풍'의 위력을 세상에 알린 경기다. 지난 21일 D조 2차전에선 플라멩구가 첼시(잉글랜드)를 3-1로 완파했다. 그러자 영국 BBC는 남미 팀의 클럽월드컵 우승 가능성을 점쳤다. 남미 팀의 마지막 클럽월드컵 우승은 2012년 코린치앙스(브라질)다. 이후 11차례 대회는 모두 유럽 팀이 정상에 올랐다.
남미 팀이 개최지 덕을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클럽월드컵은 중동·일본·모로코 등에서 치러졌다. 그런데 이번 개최지는 미국이다. 남미 팀들에겐 이동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현지 팬이 많아 남미 팀의 경기는 마치 홈경기를 치르는 것처럼 구름떼 관중이 몰린다. 저녁에도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도 유럽 팀에 불리하다. 유럽 팀은 한 시즌 마친 직후라서 누적된 피로가 상당하다. 플라멩구 필리페 루이스 감독은 "환경과 기후가 모두 남미 팀에게 유리하다. 특히 우린 무더위에 익숙하다"며 선전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울산HD도 남미 팀에 발목을 잡혀 일찌감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울산은 22일 조별리그 F조 2차전 경기에서 플루미넨시에 2-4로 역전패했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1차전에서 0-1로 졌던 울산은 이날도 패해 최종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승점이 없는 울산은 26일 열리는 도르트문트(독일)와의 3차전을 이겨도 이미 승점 4를 확보한 도르트문트·플루미넨시를 넘을 수 없다. 16강엔 각 조 2위까지 진출한다. 한편 울산은 대회 참가만으로 955만 달러(약 131억원)를 확보했다. 3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원), 승리할 경우엔 200만 달러(약 27억4000만원)를 추가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