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서 온 백산수, 누적 매출 1조원 돌파…농심 “K생수로 중국 공략”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 위치한 농심 백산수 신공장의 전경. 사진 농심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 위치한 농심 백산수 신공장의 전경. 사진 농심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 위치한 농심 백산수 신공장. 이 곳에서 약 3km 떨어진 백두산 청정원시림 자연보호구역 내에는 세계 유일의 저온 용천수(땅 속에서 지표면으로 솟아나오는 물)가 흐르는 내두천이 있다. 

백두산에 내린 눈과 비는 지하 암반층을 타고 약 45km를 흘러 내두천에서 솟아난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사시사철 6.8~7도 온도를 유지하는 천연 화산암반수가 하루 2만4000톤(t)씩 나온다”며 “공기 접촉 없이 지름 40cm 스테인리스 수관을 통해 공장 내 생산설비로 직접 공급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농심은 중국 백산수 신공장 가동 10주년을 맞아 백산수 생산 공정과 수원지 내두천을 공개했다. 2012년 12월 출시한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는 이듬해 매출 240억원을 시작으로 연평균 16%씩 성장해 지난해 매출 11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농심 백산수는 제주 삼다수(40.3%), 롯데 아이시스(13.1%)에 이어 점유율 3위(8.3%)를 기록 중이다.

“자연이 40년간 정수한 물”

백산수의 수원지 내두천은 백두산 청정원시림 자연보호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저온 용천수(땅 속에서 지표면으로 솟아나오는 물)가 흐르는 곳이다. 사진 농심

백산수의 수원지 내두천은 백두산 청정원시림 자연보호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저온 용천수(땅 속에서 지표면으로 솟아나오는 물)가 흐르는 곳이다. 사진 농심

 
농심은 지난 1998년 제주개발공사의 제주 삼다수를 위탁판매하며 생수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 이후 2012년 광동제약에 판매권을 내준 농심은 중국 백두산 인근 내두천을 수원지로 확보해 백산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농심이 자랑하는 백산수의 강점은 맛과 품질.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내두천의 물은 약 40년간 지하 암반층을 통과하며 자연 정화돼, 천연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올해 백산수는 세계적 권위의 소비재 품질 평가 기관 ‘몽드 셀렉션’ 시상식에서 3년 연속 생수 부문 대상을 받았다. 


생산설비에도 투자를 많이 했다. 물을 생수병에 담는 공정(보틀링)부터 라벨지 포장, 컨베이어 벨트 이송, 적재 등에는 독일 크로네스사 첨단 설비를 도입했고, 여과 설비는 독일 펜테어의 제품을 적용했다. 캐나다 허스키의 용기 제작 설비도 도입해 취수부터 생산, 포장, 물류까지 한번에 자동화에 성공했다.

안 대표는 “수원지 주변에는 공장, 동물 축사, 식물 농장 등 오염원이 전혀 없다”며 “사람의 접촉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독일·캐나다의 기술이 접목된 무인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에서 생산, 물류, 출고까지 자동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K생수로 해외 공략”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진에 위치한 농심 백산수 신공장 생산설비. 사진 농심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진에 위치한 농심 백산수 신공장 생산설비. 사진 농심

 
현재 백산수 매출의 약 4분의 1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백산수는 농푸산촨(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 이바오(怡寶) 등 현지 생수와 비교해 가격이 다소 비싼편이지만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백산수는 지난 2021년에는 중국 천연광천수위원회가 실시한 수원지 종합 평가에서 최고 등급(5A)을 받았다. 2022년부터는 대용량 생수를 선호하는 현지 분위기에 맞춰 중국 전용 5L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향후 중국을 포함한 백산수의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매출을 지금보다 20% 더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안 대표는 “농심그룹 창업자인 고(故) 신춘호 회장은 모든 인류가 좋은 물을 마시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해왔다”며 “생수 사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보천리(牛步千里)’를 새기며 천천히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