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내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에 도착해 '인공지능 전환(AX) 연구거점 조성을 위한 경청 간담회'가 열리는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이틀 앞둔 22일에도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파도 파도 돈 관련 의혹이 나온다”(이준우 대변인)며 ‘파파돈’이라고 공격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김민석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정청래 의원)이라며 의혹 제기에 앞장선 야당 의원 상대로 반격을 계속했다. 여야 대치로 증인 채택 접점도 찾지 못하면서 사상 초유의 ‘증인·참고인 없는 총리 인사청문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 인준이 필요한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수세에 처하는 통상적인 상황과 다른 모습이다.
이례적 모습은 민주당 내에서 과반 의석으로 인준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김 후보자가 흔들리면 이후 이어질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번번이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동시에 작용해 빚어지는 모습이란 평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도덕성 하한선을 보게 될 것”(최수진 원내대변인)이라며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5억 벌고 13억 썼다"

신재민 기자
야당이 김 후보자의 자산 증가 과정을 눈여겨보는 것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형사처벌을 받았던 그의 전력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옛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에게 2018년 4000만원을 빌린 뒤 7년간 변제하지 않다가 국무총리 지명 직후 대출을 받아 완납했다. 김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줬던 일부 인사는 김 후보자가 갚아야 할 연 이자액보다 큰 금액을 그에게 후원하기도 했다. 야당서 “김 후보자와 스폰서는 정치적 자웅동체”(권성동 의원)란 주장이 나온 이유다.
이에 김 후보자는 야당이 주장하는 8억원의 초과 지출 가운데 2억원가량은 “제가 부담하고 있지 않은 (전처가 양육하는) 아이의 학비”라고 해명했다. 또 6억원에 대해선 “(해당 기간) 경조사와 출판기념회가 2번씩 있었다”며 “그해에 들어온 돈을 그해에 쓰면 법적으로 신고 안 하게 돼 있다. 증여세를 내는 것도 아니고 재산 신고에도 안 들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들어온 부조(扶助)와 책값으로 그때그때 채무 등을 변제해 재산 신고 내역 등엔 기록이 남아있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김 후보자의 수입 축소 의혹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한 상태다.
"26일 머물며 칭화대 석사 취득, 탈북자는 배반자?"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위원인 배준영(가운데), 주진우(오른쪽), 김희정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증인 채택 거부와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 제공을 위한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김 후보자와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자는 “미국 로스쿨 3년 박사 과정과 중국 로스쿨 1년 석사 과정을 동시에 진행했다”며 “월ㆍ수ㆍ금 아침 최고회의를 일주일에 하루씩 번갈아 빠지며 비행기 출퇴근 학업 투혼을 불태웠다”고 해명했다. 해당 기간 중국 출입국 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출입국 기록을 살펴본 결과 김 후보자가 칭화대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 중국에 체류한 총 일수는 26일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가 석사 학위 논문에서 탈북자를 ‘배반하고 도망간 사람’이란 의미의 반도자(叛逃者), ‘북한에서 도망간 사람’을 뜻하는 도북자(逃北者) 등으로 표기한 것도 “김씨 정권에 반대한 게 조국을 배반한 것이냐”(박충권 의원)는 국민의힘의 반발을 샀다.
김 후보자가 자녀의 입시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 아들이 고교 시절 모의 발의한 교육기본법 개정안과 유사한 법안을 실제로 국회에 공동 발의했다는 등의 ‘아빠 찬스’ 논란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제 아들은 입법활동을 대학진학 원서에 활용한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