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일 대비 1.48% 상승한 3021.84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선을 마지막으로 넘긴 건 지난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3년 6개월여 만이다. 뉴스1

차준홍 기자
‘탈 미국’와중에 한국 증시부양책에 관심
달러 약세와 자산의 ‘탈 미국화’ 현상도 중요한 시장 반등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미국 일변도의 시장 흐름이었지만 최근 자산 다변화 심리가 강해지면서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수가 들어왔다”고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달러 약세로 비달러 자산 선호가 높아졌고, 한국 증시 거버넌스 개선 기대감이 더해졌다”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까. 대체로 강한 상승보다는 하반기에 3000~3240선 정도를 상단으로 제시했다. 특히 대부분은 지수가 추가로 오르려면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경이 실제로 내수 경기를 부양하는지, 외국인 증시 유입이 연말까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정부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이 실제 진행되는지 등이 확인돼야 한다”고 했다. 이진우 센터장도 “상법 개정 등 정책이 얼마나 기대에 부응하느냐, 기업의 실적이 얼마나 시장 눈높이에 맞게 나오느냐에 따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차준홍 기자
중동 긴장 높지만 “전쟁으로 꺾인적 없다”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과 주말 사이 미국의 이란 공격과 관련해 김학균 센터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991년과 2003년 걸프전 등 과거 사례에서도 금융시장이 망가진 케이스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도 미국발 오일 공급이 늘어난 2010년 이후 중동지역의 갈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며 “단기적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이 중동 사태로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센터장도 “경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에 신중론에 동의하지만 불확실성이 완화하는 국면이고 금리 인하 기조가 예상되는 만큼 비관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차준홍 기자
반도체·자동차 주춤...‘K증시’ 이끌 선봉은
앞으로 국내 증시의 유망 산업도 최근 증시 주도 분야가 될 거란 전망이 많았다. 김학균 센터장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중후장대형 산업은 중국 영향으로 경쟁력이 저하됐고, 음식류, 화장품 등이 구조적 확장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본다”고 했다. 김동원 센터장도 “K가 들어가는 조선, 방산, 원전, 뷰티, 엔터 등 한국만의 경쟁력을 가진 산업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 정부가 힘을 주는 AI도 유망 산업으로 꼽혔다. 노근창 센터장은 “대통령이 100조원 투자를 공언한 AI가 가장 유망하다. 특히 한국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에 AI를 활용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삼천피에 안착하고 꾸준히 오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연료로는 정부의 노력을 주문했다. 증시 상승을 가로막던 제도를 바꾸고, 산업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진우 센터장은 “국내 증시에 장기 투자를 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또 기업이 혼자 투자하기 어려운 신산업에 대해 국가 주도 투자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원 센터장은 “미국, 일본 사례를 보면 정부가 증시 개선을 위한 물꼬를 텄고, 여기에 세제 혜택 같은 당근책으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다”며 “향후 2~3년간 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하고 기업이 참여해준다면 증시 재평가의 첫 단추는 끼웠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