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참석을 위해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전용차로 이동하던 중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은 “전적으로 잘못된 내용”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당초 이날 진행하려던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을 돌연 연기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핵무기 개발 6개월 미만 지연 효과”

미국이 공습한 다음 날인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들이 보인다. 총 6개의 구멍이 2개 지점에 3개씩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이 평가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3만 파운드(13.6t) 폭탄 14개가 목표물에 완벽하게 투하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나 알고 있다”며 “그것은 완전한 소멸”이라고 했다. 다만 “1급 기밀로 분류된 자료가 유출됐다”며 보고서의 존재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휴전의 전제 흔들…‘전쟁 불씨’ 꺼졌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공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의 질문에 대변인을 통해 “폭격 작전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폭탄이 파괴적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대통령과 성공적 작전을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만찬 도중 '하우스텐보스' 왕궁 천장에 있는 장식을 가리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고서 역시 “핵 시설이 파괴된 것이 아니라 손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농축 우라늄 재고 대부분도 미국의 공격 전에 이동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이란이 핵무기 9기 분량의 60%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습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이를 핵무기급인 90%로 농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주 이내”로 봤다.
JD 밴스 부통령도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농축 우라늄의 행방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못했다. 다만 “만약 이란이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옮겨뒀다면 가장 큰 우려는 이를 90% 이상으로 농축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라며 “그런데 우리가 (농축) 장비를 파괴했기 때문에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강”인데…북한 ‘지하 시설’은 안전?

미군이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시설 3곳 중 지하 요새화한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시설을 타격하는 데 전격 동원한 것으로 지목되는 '벙커버스터' GBU-57. AP=연합뉴스
만약 GBU-57이 지하 80~90m에 위치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인 이란의 핵 시설을 뚫지 못했다면, 유사시 100m 이상 지하 화강암 지대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핵시설의 완벽한 파괴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김정은 등이 사용할 북한의 전쟁지휘부는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건설돼 있다.
예정됐던 상·하원 브리핑 돌연 연기
그러나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주요 정보기관 및 군 당국 수장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던 브리핑은 구체적 사유 없이 연기된 끝에 상원 브리핑은 26일, 하원은 27일로 미뤄졌다.

24일 이스라엘 북부에서 한 남성이 이란의 탄도 미사일 잔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전쟁에 개입한 것을 문제 삼아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표결 결과 344 대 79로 부결됐다. 민주당에서도 128명이 부결에 투표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