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국내 기업의 경기 전망이 3년 4개월 연속 부정적인 가운데, 특히 제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비(非)제조업의 경우 정부의 내수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심리가 개선됐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4.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치에 못 미치며 역대 최장 부진 기록을 쓰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7월 제조업 BSI는 86.1, 비제조업 BSI는 103.4를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 BSI는 지난해 4월(98.4)부터 1년 4개월 연속 부진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는 식음료 및 담배(112.5), 목재·가구 및 종이(100.0)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에서 부진이 전망됐다. 비금속 소재 및 제품(54.5), 의약품(75.0),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8.6),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81.0),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1.3) 등의 업종이 부진할 전망이다.
한경협은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하반기 성장 둔화, 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인한 중동 리스크 등으로 제조업 전반에 부정적인 경기 심리가 확산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전 3.1%에서 0.2%포인트 내린 2.9%로 수정했다. 관세 전쟁 중인 미국은 2.2%에서 1.6%로, 중국은 4.8%에서 4.7%로 하향 조정했다.
비제조업 BSI는 전월(93.5) 대비 9.9포인트 상승하며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세부 업종 중에는 여가·숙박 및 외식(150.0), 운수 및 창고(111.5), 도소매(106.4)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계절적 수요가 기대되는 업종과 내수 활성화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 부문별 BSI는 내수(94.1), 수출(91.0), 투자(93.2), 고용(95.2), 자금 사정(89.8), 채산성(94.9), 재고(103.7·재고는 100을 넘으면 과잉으로 부정적)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집계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내수 부양 정책, 하계 휴가철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심리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제조업은 수출 시장의 다변화, 통상 갈등에 대한 사전 대응 체계 구축, 핵심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 점검을 통해 수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