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컬리에 SSG·네이버·배민까지 가세, 붙붙은 새벽배송 경쟁

유통업계 새벽배송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쿠팡과 컬리가 주도해온 이 시장에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인 SSG닷컴에 이어 네이버, 배달의민족 등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배민으로 ‘새벽 장보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새벽 배달(얼리오프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민B마트 매장을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은평점·의정부점·인천부평점 등 3곳을 추가해 전국 8곳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오전 9시부터 가능한 일반 배달과 달리, 오전 6시부터 유제품, 베이커리, 간편식, 정육과일 등을 주문받아 평균 30분~1시간 이내 배송해주는 것이다. 

배민은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울산·대전·대구·천안 등 전국 주요 도시에 70곳 정도 소규모 창고형 매장인 배민 B마트를 두고 즉시 배달 서비스를 해왔다. 배민이 식품, 생활용품, 소형가전 등의 물건을 사입해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하는 방식이다. 얼리오프닝 서비스는 지난 3월 시작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자 확대에 나선 것이다.   

배민B마트. 사진 배민

배민B마트. 사진 배민

배민 관계자는 “새벽 시간 직장인과 학부모의 장보기 수요를 위한 것”이라며 “라이더들에게는 추가 수익을 올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배민은 향후 얼리오프닝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뉴노멀 자리잡은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사진 쿠팡

로켓프레시. 사진 쿠팡

업계는 새벽 배송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미 빠른 배송에 익숙해졌고 장 볼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구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어 안 할 수 없는 서비스”라며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다른 상품도 구매하기 쉽다. 꼭 필요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4 소비자 시장평가지표’에 따르면 재화·서비스·유통 거래 등 40개 분야를 대상으로 소비자 4만명을 조사한 결과 병원 진료, 항공 서비스(69.7점) 등을 앞질러 새벽배송(71.8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새벽 배송의 원조는 2015년 시작된 컬리의 ‘샛별배송’이다. 쿠팡이 2018년, 신세계그룹 온라인몰인 SSG닷컴이 2019년 각각 뛰어들며 시장을 키웠다. 쿠팡은 유통 기업 최초로 올해 2월부터 제주도에도 물류 인프라를 구축, 새벽 배송의 쿠세권(쿠팡 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했다. SSG닷컴은 자체 물류를 써 수도권 중심으로 새벽 배송을 하다가, 지난해부터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으면서 충청·영남·호남권까지 권역을 넓혔다. 네이버는 지난 2월 배송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연내 새벽 배송 출격을 예고한 상태다. 

SSG닷컴 새벽배송 관련 이미지. 사진 SSG닷컴

SSG닷컴 새벽배송 관련 이미지. 사진 SSG닷컴

업체들이 너나할것없이 새벽배송에 뛰어들면서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새벽 배송은 일반 배송보다 인건비가 높다. 신선식품을 주로 다뤄 물류 인프라 구축과 재고 처리에도 큰 돈이 든다. 지난 2022년 유통 대기업인 롯데온·BGF리테일 등이 수익성 확보 등을 이유로 사업을 접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수요가 있는 서비스여서 뛰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상품 경쟁력에서 차별화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