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통합 반대"…'군의원 10명 삭발' 김관영, 군민과 대화 또 파행

김관영 전북지사가 25일 완주군 완주군청을 방문한 가운데 완주-전주 통합을 반대하는 완주군민들이 김관영 도지사의 차량 앞을 막고 있다. 뉴스1

김관영 전북지사가 25일 완주군 완주군청을 방문한 가운데 완주-전주 통합을 반대하는 완주군민들이 김관영 도지사의 차량 앞을 막고 있다. 뉴스1

전북 전주-완주 행정통합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완주군민과의 대화’가 통합 반대 측의 반발로 또 무산됐다. 김 지사의 완주군민과의 대화가 무산된 것은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김 지사는 25일 오전 10시쯤 ‘완주·전주 통합 반대 집회’가 열리던 완주군청에 도착했다. 통합 반대 측 주민들은 완주군청으로 들어서는 김 지사를 향해 “김관영은 물러가라”, “완주는 우리가 지킨다” 등을 외쳤다.

이날 완주군청 앞에서는 항의성 삭발을 한 완주군의원 10명이 김 지사를 규탄하는 발언도 했다. 이들 완주군의원 옆에는 ‘완주·전주 통합 결사반대’, ‘강압적 통합 추진, 김관영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피켓도 세워졌다.

전북 전주·완주 통합을 추진 중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도민과의 대화'가 예정된 25일 완주군청사 앞에서 완주군의회 의원 10명이 통합을 반대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완주 통합을 추진 중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도민과의 대화'가 예정된 25일 완주군청사 앞에서 완주군의회 의원 10명이 통합을 반대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 반대 측 반발은 김 지사와 유희태 완주군수의 간담회 직후 더욱 거세졌다. 당시 군청 1층 복도에 모여있던 주민들은 김 지사의 앞길을 막아서며 “(완주·전주 통합은) 재선 노림수 아니냐”는 등의 말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도청·군청 직원들은 김 지사를 차량에 태우기 위해 반대 측 주민들과 서로를 밀어내며 몸싸움을 벌였다. 김 지사가 탄 차량은 경찰력이 대거 투입된 후에야 군청 청사를 벗어날 수 있었다.


유의식 완주군의장은 “(김 지사는) 완주군민 일부가 통합 찬성 건의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완주·전주 통합을 추진하려 한다”며 “충분히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25일 전북 완주군 완주군청을 방문한 가운데 완주-전주 통합 관련 군민과의 대화가 파행되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뉴스1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25일 전북 완주군 완주군청을 방문한 가운데 완주-전주 통합 관련 군민과의 대화가 파행되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뉴스1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지난해 6월 12일 완주 군민 6152명의 서명이 담긴 통합 건의서가 제출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완주·전주 통합 반대 완주군민 대책위원회’가 군민 3만2785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서 찬·반 건의서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 접수됐다.

지방시대위는 8개월여 후인 지난 4월 2일 전주·완주 통합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통합 검토안을 내놓기도 했다. ‘두 지역이 통합하면 75만 대도시가 형성돼 지역 경쟁력이 높아지고, 지속 가능성도 개선된다’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25일 전북 완주군청에서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전북 완주군청에서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전북도는 “향후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전주·완주 통합의 향방을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또 법적 절차에 의해 두 지역의 통합이 이뤄지면 정부에 1조원 규모의 인센티브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도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완주군민과의 대화가 이뤄지지 못해 대단히 유감”이라면서도 “통합에 대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각자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섰고 대선과정에서 인센티브 제공 등 시·군통합과 관련한 공약들이 완주와 전주의 통합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며 “앞으로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해) 군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