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정철원에 최준용 가세하니…롯데, 이제 불펜도 '3강'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017년 이후 8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해 쾌속 항진 중이다.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와 '3강'을 형성하고 있고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아직 여유가 있다.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라는 꼬리표도 올해는 진짜 떼어버릴 기세다.  

롯데 최준용.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최준용. 사진 롯데 자이언츠

가장 고무적인 점은 이제 롯데가 '부상 변수도 극복하는 팀'으로 환골탈태했다는 거다. 이른바 '윤나고황(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으로 불리던 야수 세대교체 핵심 멤버 중 윤동희, 나승엽, 황성빈이 잇달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상위권 한 자리를 지켜냈다. 주축 선수 한두 명이 빠지면 순위가 곤두박질치곤 하던 고질병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타선에만 편중됐던 의존도도 크게 줄었다. 오히려 올해는 막강한 불펜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를 해내고 있다. 24일까지 올 시즌 1점 차 경기 승률이 0.615(8승 5패)로 2위, 2점 차 경기 승률이 0.706(12승 5패)로 1위다.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해낸 경기 승률이 0.769(20승 2무 6패)로 2위인데, 그렇지 못한 경기에서도 승률 0.457(21승 1무 25패)로 3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역전승은 16승으로 3위지만, 역전패는 12패로 9위에 불과하다. 일단 리드를 잡으면 잘 지켜냈고, 리드를 빼앗겼을 때도 여러 차례 승부를 뒤집어 이겼다는 의미다. 올 시즌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0.865(32승 2무 5패)로 3위인데,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이 0.241(7승 22패)로 전체 1위다. 지고 있을 때 타선이 점수를 뽑아 역전하려면, 불펜 투수가 추가 실점하지 않고 막아줘야 기회가 온다. 올 시즌 롯데는 이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롯데 김원중.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원중.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뒷문을 지키는 김원중(32)은 불펜 안정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2020년부터 소방수를 맡았던 그는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4년 최대 54억원에 사인하고 롯데에 남았다. 종전 한 시즌 최다 세이브가 2021년의 35개인데, 올해 벌써 20세이브를 돌파하면서 개인 최고 성적을 예약하는 모양새다. 


김원중 바로 앞에 등판하는 오른손 투수 정철원(26)도 올 시즌 가세한 천군만마다. 롯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산 베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2022년 신인왕 정철원을 영입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두산 시절부터 중용했던 정철원은 24일까지 16홀드를 올려 가장 탄탄한 '허리'로 자리잡았다. 

롯데 정철원.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정철원. 사진 롯데 자이언츠

화룡점정이 된 선수는 오른손 강속구 투수 최준용(24)이다. 그는 2021년 20홀드, 2022년 14세이브, 2023년 14홀드를 올린 불펜 핵심 멤버였다. 지난해 8월 어깨 수술을 받았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인대를 다쳐 지난달 17일에야 1군 마운드에 섰다. 그 후 묵은 한을 풀 듯 시속 150㎞대 강속구를 펑펑 던지며 빠르게 예전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최준용이 복귀한 날부터 지난 24일까지 약 한 달 간 롯데는 불펜 평균자책점(3.45), 이닝당 출루허용(1.19), 피안타율(0.227) 모두 전체 1위를 찍었다. 김태형 감독은 "아무리 다른 투수가 잘 던져도, 최준용이 마운드에 있을 때 상대 타자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확실히 다르다"며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다. 팀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