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유튜버가 유행하는 간식인 '왁스 캔디'를 직접 만드는 숏폼 콘텐트. 영상 하단에는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되는 팝업이 떠있다. 유튜브 채널 '이상한 과자가게' 캡처
요즘 뜨는 ‘숏폼 커머스’
#2. 주로 패션 아이템을 소개하는 한 틱톡커는 최근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여름 코디’ 영상을 통해 20초 동안 10가지 조합의 의상을 선보였다. 짧은 시간 동안 노출된 옷과 가방, 신발만 약 40개. 한 시청자가 “가방이 너무 예쁜데 어디서 살 수 있나”라고 댓글을 달자, 틱톡커는 고정 댓글에 제품 정보와 구매 링크를 달아두겠다고 답했다.

틱톡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아마존·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K셀러들의 수출길이 넓어진 가운데 틱톡·유튜브 등을 활용한 ‘숏폼(30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 커머스’가 새로운 판로로 부상하고 있다. 짧지만 몰입도 높은 콘텐트에 상품을 노출해 시청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숏폼 활용법과 수출 전략 등을 공유하는 세미나가 열리고, 콘텐트 기획 업체가 등장하는 등 후방 산업도 성장 중이다.
숏폼 커머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유튜브, 틱톡 등이 쇼핑 기능을 지원하면서부터다. 틱톡은 지난 2023년 틱톡샵을, 유튜브는 지난해 유튜브 쇼핑을 개설해 영상 속 제품 판매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숏폼은 영상 시간이 짧아 제작 부담이 적은 반면 노출 빈도는 높아 셀러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셀러들은 직접 판매 영상을 만들거나, 유튜버나 틱톡커 같은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콘텐트를 제작하기도 한다. 크리에이터가 올린 영상에 제품을 노출하고 홍보하게끔 하고 판매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숏폼 열풍의 주역인 틱톡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5억9000만명에 이른다(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이를 활용하기 위한 전 세계 셀러들의 관심도 높다. 틱톡의 인앱 쇼핑 플랫폼 틱톡샵 입점 브랜드는 2023년 70만 개에서 지난해 110만개로 약 60% 증가했다.
숏폼 커머스와 함께 후방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CJ대한통운이 개최한 ‘K 브랜드 동남아·일본 틱톡샵 진출 로드맵 세미나’에는 약 170명의 국내 판매자가 참여해 콘텐트 기획, 입점, 물류 등 판매 전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CJ대한통운은 셀러들을 위해 플랫폼 입점, 콘텐츠 기획, 마케팅, 결제, 물류 과정을 하나로 묶은 통합형 서비스 ‘K셀러 CBE 원스톱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콘텐트 기획과 금융 서비스 회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지난 17일 CJ대한통운은 틱톡과 함께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K 브랜드 동남아·일본 틱톡샵 진출 로드맵 세미나'를 개최했다. 노유림 기자
세미나에 참석한 한 중소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숏폼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실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휴대폰 액세서리 판매업체 직원인 강세진씨는 “동남아 지역 수출에 관심이 많은데 이들 국가에서 틱톡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숏폼 영상은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이 상품을 노출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호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숏폼 유행 확대로 소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타깃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며 “상품 소개와 경험 공유가 동시에 이뤄지는 홍보 방식은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