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때 잠기는 무심천 다리 19곳에 '방수기능' 자동차단시설

2017년 호우 당시 무신천 세월교 앞에 설치된 쇠사슬. 중앙포토

2017년 호우 당시 무신천 세월교 앞에 설치된 쇠사슬. 중앙포토

청남교 수위 50㎝ 때 자동차단

충북 청주시가 호우로 인한 급류 사고 예방을 위해 무심천 보행교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했다.

26일 청주시에 따르면 흥덕구 원평동~상당구 방서동 구간에 놓인 세월교 19곳에 4억원을 들여 자동차단시설 37개를 만들었다. 세월교는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나 보행교로 평소에는 무심천을 건너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다리를 말한다. 시는 호우기나 장마 때 무심천 수위가 오르면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세월교 통행을 제한한다. 또 담당 직원이 무심천으로 나가 세월교 앞에 놓인 쇠사슬로 통행을 막아왔다.

이런 조처에도 불구하고 무심천에선 크고 작은 급류 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 7월 청주시 모충동에 살던 A씨(87)가 청남교 인근 세월교를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2011년 6월 문암생태공원 인근 무심천에서 중학생 B군(14)이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사망하는 등 한해 3차례 실족 사고가 있었다. 급류에 휩쓸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사례도 빈번하다.

이번에 설치한 세월교 자동차단시설은 무심천 청남교 수위가 50㎝가 되면 자동으로 1.3~3m 길이 차단봉이 통행로를 막는다. 하천 수위가 내려가면 차단봉이 다시 수납함으로 들어간다. 그동안 무심천 물이 불어나면 세월교까지 잠겨, 전기를 사용하는 자동 차단시설 도입이 불가능했다.

충북 청주시가 설치한 세월교 자동차단시설. 사진 청주시

충북 청주시가 설치한 세월교 자동차단시설. 사진 청주시

“쇠사슬 채울 땐 2시간” 신속 통제 가능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차단봉을 움직이는 전자장치에는 방수처리를 했다. 김진수 청주시 국가하천팀장은 “쇠사슬을 채울 때는 직원이 세월교 19곳을 도는데 1시30분에서 2시간씩 걸려서 신속한 통제가 어려웠었다”며 “자동차단시설 도입으로 하천 통제 시간이 단축되고, 세월교 통제에 나선 직원들 안전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지난해부터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현장 영상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재난현장에 출동한 직원이나 주변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상황실과 관련 부서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올해 4개 구청 건설과와 당직실에 이 시스템을 확대 적용했다.

노후화된 재난 예보·경보 시설 31곳을 교체하고, 2곳을 신설한다. 연응모 청주시 재난안전실장는 “물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세월교 자동 차단시설을 도입한 곳은 청주시가 처음”이라며 “하상 도로와 세월교 보행자 통제를 한 번에 할 수 있고, 시민재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