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조코비치, 윔블던 테니스서 '잔디코트 최강자' 가린다

윔블던 우승에 도전하는 알카라스(왼쪽)와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윔블던 우승에 도전하는 알카라스(왼쪽)와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테니스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 2위·스페인)와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38·6위·세르비아) 올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에서 '잔디코트 최강자'를 가린다. 오는 30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개막하는 윔블던은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잔디코트에서 치러진다.  

알카라스는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최근 흐름만 따지면 적수가 없다. 알카라스는 지난 9일 프랑스오픈 정상에 서며 통산 5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23일엔 윔블던 전초전 격 대회인 퀸스클럽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이탈리아 로마 마스터스(5월)-프랑스오픈-퀸스클럽 챔피언십 등 3개 대회를 연달아 우승한 알카라스는 18연승을 달리고 있다. 알카라스의 잔디코트 통산 승률은 91%로 윔블던 역대 최다인 8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4·스위스·은퇴)의 87%보다 높다.  

알카라스가 다시 한 번 윔블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백전노장 조코비치를 넘어야 한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만 7차례 우승했다. 현역 선수로는 최다다. 그가 올해 대회에서 우승하면 최다 우승자 페더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조코비치는 남녀 통틀어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인 '25승'에도 도전한다. 현재는 여자 테니스 레전드 마거릿 코트(83·호주·은퇴)와 함께 메이저 최다 우승 공동 1위(24승)다. 

조코비치는 우승 만큼이나 설욕도 벼른다. 조코비치와 알카라스는 최근 두 차례(2023·24년) 윔블던 결승에서 연속으로 맞붙었는데, 두 번 다 알카라스에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선 조코비치가 모두 이겼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조코비치가 5승3패로 앞서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알카라스는 내가 지금껏 상대한 선수 중 가장 완벽한 존재"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87년생 조코비치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그는 지난 7일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내가 12개월 뒤에 여기서 또 뛸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른다. 내 최고의 (우승) 기회는 아마 올해 윔블던일 것이다. US오픈(8월)도 뛰고 싶다. 나머지(내년 호주오픈·프랑스오픈)는 잘 모르겠다"며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윔블던이 대기록을 달성할 마지막 기회로 본 그는 매경기 혼심의 힘을 다할 전망이다. 그가 윔블던 정상에 설 경우 역대 최고령 메이저 우승자 타이틀을 차지한다.  

메이저 3승을 기록 중인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는 알카라스와 조코비치를 위협할 강자로 꼽힌다.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하고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에 올랐다. 하지만 유독 잔디코트에선 약한 면모다. 그는 윔블던에선 아직 우승이 없는 데다 지난 20일 잔디코트 대회인 독일 테라 보트만 오픈에서도 16강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