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트렌드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은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지난 5월 공개돼 화제를 모은 환타 멜론의 광고. 사진 코카콜라코리아 유튜브 캡처
최근 화제가 된 음료 브랜드 광고가 그 전형입니다. 광고인지 스마트폰 티저인지 헷갈릴 정도로 감쪽같은 연출로 시작돼요. 처음 6초 동안 ‘마침내 국내 상륙’이라는 자막과 함께 스마트폰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음악도 SF 영화처럼 웅장하죠. 그런데 정체는 다름 아닌 신제품 ‘환타 멜론’. 이 어이없는 반전과 ‘노맥락(맥락 없는) 유머’가 밈으로 승화하며 Z세대 취향을 정조준했고, 유튜브에 올라온 숏폼 영상은 지난 5월 1일 공개 이후 한 달 반 만에 누적 조회 수 약 840만회를 기록했어요. 이처럼 밈이 어떻게 광고 문법을 바꾸고, 왜 Z세대는 이런 광고에 열광하는지 비크닉이 짚어봤습니다.
밈 광고의 4가지 공식…‘웃긴 척’도 전략이 된다

방송인 전현무가 '밈'화에 성공한 오로나민C 광고. 사진 동아오츠카 유튜브 캡처
하지만 단순히 웃기기만 해선 부족해요. 업계에서는 밈 광고의 조건으로 ▶의외성과 유머 ▶반복 가능한 구조 ▶대중문화 코드 ▶브랜드 메시지 최소화 등을 꼽습니다. 버거킹은 2021년 배우 김영철의 “사딸라(4달러)!”나 그에 앞서 2019년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 같은 밈의 주인공을 직접 섭외해 광고에 등장시켰어요. 단순 패러디를 넘어 ‘밈 고증’에 가까운 연출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레트로 감성’과 ‘인터넷 유머’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았죠.

부부 시트콤 콘셉트로 기획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백설 1분링 광고 장면. 사진 돌고래유괴단 유튜브 캡처
브랜드가 밈을 기획한다…감성은 옵션이 아닌 필수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안경만두' 캐릭터와 시너지를 내고 있는 비비고 만두. 사지 비비고 X 캡처
이들은 단순히 ‘재미있는 계정’이 아닌,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노는 친구’ 같은 존재로 다가가고 있어요. 비비고 관계자는 “다른 SNS 플랫폼은 하나의 콘텐트를 발행하기까지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지만, X는 텍스트와 짤(밈 이미지) 중심이라 빠르게 소통할 수 있다”며 “기획된 콘텐트보다 현재 젋은 층이 주목하는 소재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더 유효하다”고 말했죠.
실제로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잘파세대(1995년~2010년생) 사용자 비율이 높은 앱은 대학교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 음성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이어 X(63.8%)가 3위를 차지했어요. 인스타그램 등 보다 트렌드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브랜드들이 X 중심으로 밈 실험을 이어가는 이유입니다.
왜 Z세대는 밈 광고에 열광할까

가장 최근 유행하는 Z세대 밈을 적극 활용해 눈길을 끈 불닭볶음면 밈 광고. 사진 불닭볶음면 X 캡처
이처럼 광고도 ‘자연스럽게 발견’되어야 반응이 옵니다. 반전 설정, 말장난, 엉뚱한 상황처럼 Z세대 감성 코드를 정교하게 배치하는 이유죠. 또 Z세대는 광고를 ‘회피’하기보다 ‘능동 소비’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부터 사려던 제품보다, 재밌는 콘텐트를 통해 접한 제품에 더 관심을 갖는 경향이 높아요. 그래서 광고는 더는 제품을 설명하지 않아요. 오히려 ‘밈이 되는 방식’을 먼저 기획하죠. 업계에선 “제품보다 상황을 먼저 만들라”는 말이 정석처럼 통한다고 해요.
해석은 진지해야…밈의 성패는 ‘브랜드 감각’서

아이브 장원영이 만든 밈 '럭키비키'를 활용해 출시했던 아이스크림 상품과 장원영이 방송 중 "럭키비키"를 외친 장면. 사진 베스킨라빈스 홈페이지, Mnet 방송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