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등 지병을 이유로 입원했던 김건희 여사가 27일 퇴원했다. 이날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팀이 “(출석 예정일인 28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쪽은 다 차단할 것이니 현관으로 들어오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지하주차장을 통한 출석 요청을 재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지영 특검보는 27일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석하는 것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며 “출석 불응으로 간주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피의자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5일 특검팀이 소환을 통지하면서부터 출석 시간 변경 및 지하주차장 출입 등을 요구해왔다. 사실상 출석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비공개 소환을 요청한 셈이다. 이에 특검팀은 출석 시간은 오전 10시로 변경하되 지하주차장 출입 요청은 “사실상 출석 거부”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지위나 과거 경력에 비춰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며 “현관 출입을 전제로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및 외환 혐의 등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 박지영 특검보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현관으로 출입하지 않고, 지하주차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면 출석으로 보지 않겠다”며 “소환 조사에 출석한다는 것은 특검팀이 조사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팀이 있는 서울고검까지는 가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특검팀은 서울고검 지하주차장 입구 쪽에 차단봉‧차단막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피의자보다 피해자인 국민의 인권 우선시"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조사를 받게 될 서울고검 청사 인근은 전면 통제가 이뤄진다.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은 일반인 및 차량 출입이 통제되며 윤 전 대통령이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후엔 청사 출입도 제한된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 조사 질문지 작성 등 막바지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거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등 여러 가능성을 시나리오별로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

27일 내란 특검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모습.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조사를 받은 지 164일 만에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전례에 비춰봤을 때 윤 전 대통령 조사는 6명의 특검보 중 일부나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파견받은 김종우‧장준호 차장검사가 맡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이 마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연수원 4기수 차이 선후배로, 모두 검찰 ‘특수통’ 출신이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검찰 ‘강력‧특수통’ 출신 김홍일(69‧15기) 변호사와 송진호‧채명성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추가 소환이 불가피하단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가 필요한 내용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며 “추가 소환은 당연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