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우, KLPGA 맥콜·모나 용평 오픈 우승…54홀 최저타 타이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환호하는 갤러리에게 인사하는 고지우. 사진 KLPGA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환호하는 갤러리에게 인사하는 고지우. 사진 KLPGA

‘버디 폭격기’ 고지우(23)가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54홀 역대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고지우는 29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2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하나에 버디 6개를 기록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스코어 23언더파 193타로 2위 유현조(20·21언더파 195타)를 2타 차로 제쳤다.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21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고지우가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건 지난 2023년 이 대회와 지난해 7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 오픈 이후 통산 세 번째다. 특히나 이번 대회는 54홀 기준 KLPGA 투어 역대 최저타 기록과 타이를 이뤄 우승의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2018년 롯데 칸타타 여자 오픈에서 조정민이 세운 종전 기록(23언더파 193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뿐만 아니라 1라운드부터 최종 3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도 달성했다.  

고지우는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정교한 샷이 주무기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전체 버디 수, 평균 버디, 버디율 등 버디 관련 세 지표 모두 선두다. 하루 전 2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2타를 적어내 프로 데뷔 이후 개인 한 라운드 최저타 신기록이자 코스 레코드를 작성했다. 1·2라운드 합계 스코어(18언더파 126타) 또한 KLPGA 투어 36홀 역대 최저타 신기록이다. 고지우는 올 시즌 13번째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총 25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8번째 TOP 10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시도하는 고지우. 사진 KLPGA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시도하는 고지우. 사진 KLPGA

18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고지우는 전반에 버디 4개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번 홀(파3)과 3번 홀(파5), 5번 홀(파4), 6번 홀(파3)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으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전반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 주변 러프에 떨군 뒤 서드 샷에서도 볼을 그린에 올려놓지 못해 보기로 마무리 했다.


고지우가 이후 후반 초반 세 홀을 잇달아 파로 마무리하며 주춤하는 사이 유현조(20)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13언더파 공동 9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그는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기록하며 코스 레코드 타이를 이루는 한편, 선두 고지우와의 간격을 2타 차까지 좁혔다.

위기 상황에서 ‘버디 폭격기’의 집중력이 되살아났다. 13번 홀(파4) 버디로 선두를 굳힌 뒤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투어 최저타 기록 타이를 이뤘다. 비거리 242.6m 티샷으로 페어웨이 한복판에 볼을 보낸 뒤 106.8m를 남기고 시도한 세컨드 샷을 홀컵 0.5m 앞에 붙여 버디로 마무리했다.  

우승 확정 직후 동생 고지원(21)을 비롯해 여러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은 고지우는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버치힐에서 해 좋은 기분을 가지고 이곳에 왔다. 또 한 번 우승하게 돼 뿌듯하다”면서 “9번 홀에 보기가 나왔지만, 버디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첫 우승을 지켜 본) 코스 관계자 분들이 ‘16번 홀은 고지우 홀’이라 말씀해주셔서 세컨드 샷을 자신감 있게 칠 수 있었다”면서 “올 시즌 목표로 삼은 다승왕을 향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고지우·유현조의 뒤를 이어 한진선(28)과 임희정(25)이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고지원은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25)은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