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기 연속 제조기업 경기전망 "부정적"...관세에 희비 교차

지난 11일 부산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뉴스1

지난 11일 부산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뉴스1

국내 제조업체는 3분기 경기가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식 시장이 불붙고, 원화가치가 오르는(환율은 하락) 등 일부 긍정적인 경기 신호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설문한 ‘2025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결과에 따르면 3분기 BSI는 81포인트로 집계됐다. 전 분기(79) 대비 2포인트 올랐지만 2021년 4분기부터 16분기 연속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겪은 직후인 올해 1분기 61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 이후 4년 만에 ‘저점’을 찍었다. 이후로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냉골'이란 의미다.

기업들은 수출(87)과 내수(79)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89)보다 중견기업(77)·중소기업(81) 전망이 더 부정적이었다. 미국발(發) 관세 부담과 수출 회복세에 따라 산업별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109)·제약(109)·화장품(113)은 긍정적, 철강(67)·자동차(76)·석유화학(72)은 부정적이었다.

반도체·제약은 관세 부과 예외 품목이라 긍정적이라고 봤다. 특히 반도체는 전 분기 대비 22포인트 올랐다. 1년 만에 100을 넘겼다. 화장품은 유럽·중동 등으로 수출 다변화 전략을 이어간 점에 주목했다.


반면 관세 직격탄을 맞은 철강·자동차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7월 초까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잘 타결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 내내 어려울 거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은 산업이 구조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쳤다. 이 밖에도 식음료(96)·전자통신(93)·기계(82) 등 대부분 업종의 BSI가 100을 밑돌았다.

기업들은 상반기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친 주요 리스크(위험)에 대해 대내 요인으로 ‘내수 부진’(64.7%)을, 대외 요인으로 ‘원자재가 상승’(30.9%), ‘해외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을 각각 꼽았다. 응답 기업의 54.1%가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33.3%만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내수에 긍정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며“정부·국회가 정책으로 뒷받침해 하반기 경기 회복의 모멘텀(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