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19.1%로 집계됐다.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후 치러진 25번의 시험(본 수능·모의고사) 중 최고치다.
30일 교육부와 평가원은 지난 4일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공개하며 영어 1등급 비율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2등급과 3등급도 각각 16.43%, 18.09%을 기록했다. 누적 비율로 보면 전체 9등급 중 절반 이상이 1~3등급에 몰려있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 중심 출제 기조는 큰 변화가 없지만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성취 수준에 따라 1등급 비율이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는 난이도 조절로 꾸준히 논란이 됐다. 2018학년도에 10.03%를 기록했던 1등급 비율은 이듬해에 5.3%까지 떨어졌다가 2021학년도에선 12.66%까지 뛰었다. 한동안 4~7%대를 유지하던 1등급 비율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 1.47%로 뚝 떨어졌다. 이만기 유웨이 이사장은 “절대평가인 영어의 난이도가 널뛰기를 할 경우 수험생들은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는데 애를 먹게 된다”며 “쉽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공부량을 줄였다가 수능 최저를 못 맞춰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난이도 조절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등급 비율의 편차가 수험생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며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적절히 변별해내면서도 안정적인 출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탐 응시자 2022학년도 수능 이후 최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과학에서 사회로 선택과목을 바꾸는 ‘사탐런’ 현상이다. 사탐에 1과목 이상 응시한 학생 비율은 58.5%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과탐 응시비율은 전년 6월 40.8%에서 24.6%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탐은 응시생이 줄면서 1등급을 받는 학생이 급감하고 학업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줄어든 과탐 응시 비율을 보며 많은 이과생들이 수능 원서 접수 직전까지 사탐런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37점이며 이 점수를 받은 학생이 1926명이다. 지난해 본 수능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 최고점자는 1055명이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3점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3점 높았다. 최고점자는 356명으로, 지난해(1522명)의 5분의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