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강원도의 한 농촌마을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기 위해 트럭 짐칸에 올라타고 있다. 주민이 1300명인 이 마을엔 400여 명의 불법 체류자가 농사일을 하고 있었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02/ad665b1e-218e-47d6-9a0a-dd0b5b902421.jpg)
지난해 10월 강원도의 한 농촌마을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기 위해 트럭 짐칸에 올라타고 있다. 주민이 1300명인 이 마을엔 400여 명의 불법 체류자가 농사일을 하고 있었다. [중앙포토]
“요즘 농촌에선 다문화가정이 인력사무소 역할을 합니다. 일종의 외국인 노동자 숙식소죠.” 경북 영양군에서 고추 농사 등을 짓는 A씨(50)가 지난달 30일 중앙일보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A씨가 전한 농촌 마을 인력 공급 시스템은 이렇다. 시작은 농촌으로 시집온 외국인 여성이 일손이 부족하자 본국에 있는 친인척을 불러 농사일을 돕게 한다. 이후 한국에 온 이들은 “한국 농촌에서 일하면 200만원을 번다”며 지인들에게 한국 행을 권유한다. 쉽게 설명해 다단계 모집 방식이다.
이때 다문화 가정은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조립식 주택을 짓는다.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체류 기간이 만료된 이 후에도 일명 ‘숙식소’에서 머물며 불법체류자가 된다. A씨는 “내가 사는 면 지역에만 다문화가정이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숙식소가 6개 정도 있다”며 “보통 20~30명이 생활하는데 90%가 불법체류자다. 이들은 이곳에서 일거리를 소개받고 식사도 해결한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들이 지난해 10월 강원도 한 농장에서 일하는 모습.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6/02/2debbd0f-2e87-4020-9165-eebf97da75c1.jpg)
불법체류자들이 지난해 10월 강원도 한 농장에서 일하는 모습. [중앙포토]
인력사무소 역할 하는 다문화가정
불법체류자가 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겨울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여름엔 그나마 시원한 북쪽 지방으로 지역을 옮겨 일한다. 지역마다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이들을 찾은 곳엔 대부분 숙식소가 있다고 한다. A씨는 “몇 년 전부터 머리 회전이 빠른 다문화가정 사람들이 부업으로 숙식소를 차리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력 공급을 원하는 곳이 많다 보니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활성화해 있다”고 말했다.
영양=최종권·김윤호·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