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반도 평화경제는 모두에 이익…미·일·중·러에 특별히 감사"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가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는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3(주제 : 세계경제, 무역투자)에 입장하고 있다. 2019.6.29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3(주제 : 세계경제, 무역투자)에 입장하고 있다. 2019.6.29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제3 세션 선도 발언을 통해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창의성, 국제공조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곳은 70여년간 지속된 냉전 구도와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고 있는 한반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한 3세션의 주제는 ‘포용 및 지속가능한 세계’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초석”이라며 “한반도 평화경제시대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3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3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지난 1년 반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남ㆍ북ㆍ미 정상은 직접 만나고 친서 교환을 이어가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변함없는 대화와 협상의 의지를 보여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에 각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 세션3 시작 전 일본 아베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세션 시작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한다는 자신의 트위터 글을 언급하며 "함께 노력해보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어색한 웃음을 보이며 악수를 하는 장면을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오른쪽)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 세션3 시작 전 일본 아베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세션 시작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한다는 자신의 트위터 글을 언급하며 "함께 노력해보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어색한 웃음을 보이며 악수를 하는 장면을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오른쪽)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별도로 언급했다. 그는 “최근 아베 총리께서 조건 없는 북ㆍ일 정상회담을 제안하신 것처럼 다양한 대화와 협력 채널이 가동될 때 평화가 서로의 안정과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자국에 이익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 외에도 “의장국(일본)이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을 높이 평가한다. ‘G20 고령화 보고서’가 최초로 발표된 것은 뜻깊은 성과”라고 했다.

한ㆍ일 양국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은 끝에 이번 G20 기간 중 정상회담은 물론 약식회담조차 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G20 개막식 행사와 만찬장 입구에서 짧게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한 것이 전부다. 다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8일 오후 짧게 만나 양국의 입장을 확인했다. 청와대는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7월 말 이후에 양국 정상이 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세션3 들어가기 전 라운지에서 커피 마시는 중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와 "내 트윗 보셨습니까?"라고 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네, 봤습니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노력해봅시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오사카=청와대사진기자단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세션3 들어가기 전 라운지에서 커피 마시는 중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와 "내 트윗 보셨습니까?"라고 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네, 봤습니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노력해봅시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오사카=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문 대통령은 “인간 중심의 미래사회를 함께 만들려면 불평등을 해소하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불평등, 양극화, 고령화 문제 등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G20이 인류에 대한 책임과 사명감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사례를 공유하는 것은 협력의 좋은 출발”이라며 “한국은 양극화와 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존과 상생의 ‘포용 국가 전략’을 제시하고 고용, 복지, 보건 등 각 분야에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 세션3(주제 : 세계경제, 무역투자) 시작 전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일본 오사카 인텍스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 세션3(주제 : 세계경제, 무역투자) 시작 전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내년부터 한국형 실업부조제도가 도입된다”며 지난 4일 당ㆍ정이 확정한 실업부조제도를 구체적 정책 공유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실업부조에 대해 “미취업 청년, 경력단절 여성, 영세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취업지원서비스와 소득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도는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최대 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대상이 50만명에 달해 최대 1조5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책 실패를 돈과 세금으로 덮는 것으로, 총선을 앞둔 현금 살포이자 퍼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한다면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회원국별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거시적인 노동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택의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도착하고 있다.  2017.11.7 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택의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도착하고 있다. 2017.11.7 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이날 세션 발언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G20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나란히 방한해 1박 2일간의 한ㆍ미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2017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방한 때는 정상회담을 비롯해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하는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오사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