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카오솟 등은 지난 15일 콘깬주의 한 주택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도망친 살인범이 범행 사흘 만에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살인 사건의 범인은 2005년 연쇄살인으로 수감됐다가 지난 5월 가석방된 솜킷 뿜뿌엉이다.
경찰에 따르면 솜킷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여성에게 자신을 변호사라고 속여 환심을 샀다. 그는 도주 사흘만인 이날 동부 수린주와 방콕을 잇는 열차를 타고 가다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수상함을 느낀 학생들이 동영상을 찍어 경찰에 신고해 발각됐다.
솜킷은 2005년 5명의 성매매 여성을 살해해 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범이다. 당시 1월 여성 한 명을 살해한 뒤 6월에만 4명의 목숨을 앗아가 '태국판 잭 더 리퍼'라고 불렸다. 잭 더 리퍼는 1888년 런던에서 매춘부 5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솜킷은 첫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약 14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 올해 5월 국왕 대관식에 맞춰 모범수로 가석방됐다. 가석방된 지 약 반년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태국 사회는 태국 사법제도가 중범죄자들에게 너무 관대하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솜킷에게 피살된 여성의 가족은 "왜 태국 사법 체계는 이런 악인을 그렇게 쉽게 교도소에서 내보내느냐"며 분노했다. 태국 네티즌은 "솜킷은 사형을 당했어야만 했다. 이 나라의 물러터진 법이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국 교정 정책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나라스 교정국장은 현재 교도소가 포화상태여서 교도소장들은 사면을 통해서라도 수감자 수를 줄여야 한다고 해명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도 법무부 장관에게 형 경감 체계를 점검해 이번과 같이 중범죄자가 교도소를 나가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