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 엄마가 다 돌려줄 거야!’ 철석같이 믿지만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엄마의 횡령은 아닙니다. 맡긴 사람도 맡은 사람도 서서히 잊은 거죠. 어린이날입니다. 아이 많던 시절엔 용돈도 그저 그랬지만, 많아야 둘인 요즘엔 큰돈 받는 경우도 많죠? 효율적으로 굴리는 방법, 그게머니가 모아봤습니다.
=자녀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두면 차곡차곡 모을 수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어린이 전용 상품을 판매한다. 보통 입출금통장은 이자가 거의 없다. 본인의 주거래은행을 택하는 게 편리하다.
=자녀 명의의 통장을 만들려면 기본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아이 또는 부모의 도장, 부모의 신분증이 필요하다. 통장을 만들면 은행별로 1만~2만원가량의 바우처 혜택을 준다. 별다른 조건 없이 만들기만 해도 준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 이름으로 모임통장을 만들면 자녀도 잔액과 입출금 현황을 공유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이라면 카뱅 계좌가 없어도 멤버 참여가 가능하다. 만 12세 이상이면 체크카드도 발급할 수 있다.
=그래도 이자를 좀 받았으면 한다면 어린이 적금이 괜찮다. 통상적으로 어린이 적금은 성인 대상 적금보다 금리가 높다.
=KB국민은행 ‘KB 영 유스 적금’은 기본금리 연 1.1%(세전)에 우대금리 1.3% 혜택을 준다. 아동수당 이체, 주택청약 신규가입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2.4%까지 받을 수 있다. 매월 300만원이 한도, 가입 기간은 1년이다. 모은 돈은 1년 단위로 재예치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아이 꿈하나 적금’은 자녀가 만 19세가 될 때까지 계좌를 유지할 수 있다. 최대 금리는 2.05%다.
=좀 더 높은 금리를 원한다면 새마을금고 우리아기첫걸음 정기적금이 있다. 만 6세 이하만 가능하다. 월 최대 납입금액은 20만원, 가입 기간은 1년이다. 부모의 새마을금고 회원가입, 아동수당 입금 등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만 최대 3%까지 받을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10대 미만 청약통장 가입자는 180만명이 넘는다. 연령 제한이 없고, 월 2만원부터 소액으로 납입할 수 있다. 단 해지만 가능하고, 출금은 안 된다.
=나중에 아파트 청약 자격을 얻기 때문에 딱히 손해 볼 것 없는 상품이다. 다만 일찍 가입한다고 청약 가점을 높이는 데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미성년자의 가입 기간은 2년까지만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만점(17점)을 받으려면 가입 기간이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미성년자라도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시중은행과 제휴가 돼 있기 때문에 은행을 방문(비대면 개설은 안 된다)하면 개설할 수 있다. 준비물은 자녀 명의 입출금통장을 만들 때와 같다. 자녀 명의의 공인인증서까지 만들면 부모가 거래할 수 있다.
=주식투자 전도사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장기투자를 강조한다. 자녀에게 물려준다면서 단기투자하지 말라는 얘기다. 일단 10~20년 뒤 가장 성장할 만한 업종과 기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남들에게만 묻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하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단기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면 부모의 ‘뚝심’ 또한 중요한 덕목인 셈이다.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국내엔 23개의 어린이 전용 펀드가 출시돼 있다. 한때 어린이날 선물로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시들하다. 일단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어린이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0.2%, 1년은 -8.1%다. 장기 수익률도 -8.4%(5년)로 별로다. 5년 전 1조원이 넘었던 설정액도 반 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펀드라고 특별한 종목을 담는 게 아니니 운용 관리가 잘 되는 일반 펀드 중에 고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