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LG는 없애는데…삼성 “올해도 공채로 대졸사원 뽑는다”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실시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사진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실시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사진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삼성만 대졸사원 정기공채를 유지하게 됐다. 현대차·LG에 이어 SK그룹이 26일 ‘공채 폐지, 수시채용 전환’을 선언했지만, 삼성은 “현재의 채용방식을 바꿀 계획이 없다”며 ‘정기공채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27일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계열사별로 정기공채를 진행해왔으며, 현재 채용방식의 변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걸쳐 수천 명을 선발했고, 올해도 채용 시기가 비슷할 전망이다. 삼성은 2017년부터 그룹 공채 대신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이 원하는 계열사에 지원서를 접수하고, 그룹 공통으로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거쳐 지원회사에서 면접전형을 치르는 방식이다.   
 

삼성 “상·하반기 계열사별 정기공채” 유지

통상 GSAT는 같은 날 한국·미국 7개 도시에서 동시에 치렀는데,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수칙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온라인 GSAT 전형이 유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그룹은 5~6년 전만 해도 그룹 차원의 정기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해왔으나 점차 계열사별 채용으로 바뀌는 추세다. 최근에는 팀 단위로 모집 공고를 내고, 면접 등 필요한 절차도 자체적으로 결정해 수시 채용하는 사례도 많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LG그룹은 지난해 정기공채를 없앴다. 국내 10대 그룹 중 삼성과 롯데·포스코·GS·신세계 등 절반만 정기공채(인턴 공채 포함)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705개 기업 중 “수시채용하겠다” 49.9%  

수시채용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70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조사했더니 “수시채용으로 뽑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49.9%였다. “공채를 하겠다”는 기업은 30.1%였다. 대기업의 올 상반기 수시채용 계획은 36.3%였는데, 이는 2018년(11.8%)과 비교해 3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LG그룹은 지난해 공채 폐지를 발표하면서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채용제도가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만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기수를 부여하는 공채 제도는 순혈주의·배타주의로 이어져 조직의 다양성과 변화 대응력을 떨어뜨린다”면서 “갈수록 업무가 전문화·세분화하는 기업 환경을 고려하면 공채 폐지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10대기업채용방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0대기업채용방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취준생 “경력직만 유리, 취업문 더 좁아질 것”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가뜩이나 좁아진 취업문이 아예 닫히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SK가 수시채용 전환을 밝히자 취업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결국 신입사원은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뽑고, 정규직은 경력직만 선발하겠다는 뜻이다” “사회 초년생들만 설자리가 좁아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이유가 채용인원 감축, 검증받은 경력직 선발에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청년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공채 폐지와 수시채용 도입은 글로벌 기준으로 채용시장 정상화”라며 “저성장과 노동시장 유연화, 글로벌 인재 공급 등 시대적 변화에 맞춰 수시채용을 도입하는 것이 기업 성장에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