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는 코뼈 부러지고 피범벅인데, 50대는 18번홀 다 돌았다

골프장 이미지. 이 기사와 상관 없음. 연합뉴스

골프장 이미지. 이 기사와 상관 없음. 연합뉴스

경남 의령의 한 골프장에서 공을 쳐 캐디 코뼈를 부러트린 50대가 검찰에 송치됐다.
 
의령경찰서는 캐디가 앞에 있는데도 골프채를 휘둘러 공으로 얼굴을 맞춘 혐의(중과실 치상)로 50대 A씨를 검찰에 넘겼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행은 지난 2월 14일 의령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 B씨의 도움을 받아 골프를 치다 8번 홀에서 사고를 냈다.  
 
A씨가 친공이 해저드(골프장 내 움푹 파인 웅덩이나 연못)에 빠지자 B씨는 “앞으로 이동해 다음 공을 칠게요”라는 취지로 말하며 움직였다. 그러나 A씨가 그 자리에서 또 다른 공을 꺼내 치면서 공이 앞으로 이동했던 B씨의 안면을 강타해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B씨는 이 바람에 전치 4주의 상처를 입었다.  
 
특히 A씨 일행은 캐디가 피범벅이 되어 구급차에 실려 가는 것을 보고도 다른 캐디로 교체해 18홀을 다 돈 뒤 귀가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샀다.  
 
A씨는 사건 직후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B씨가 앞으로 이동하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주변에서 그냥 하나 더 치라고 해 공을 쳤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골프 초보인데 공이 잘못 맞아 휘면서 캐디 쪽으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어 “사고 이후 골프장 측에서 (B씨 상황을 알려줄 테니) 일단 경기는 계속 진행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해 18홀까지 돌아 경기를 마쳤는데 그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A씨는 경찰에서 “공을 칠 때 B씨에게 경고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B씨는 “A씨가 특별한 경고 없이 공을 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마추어 골프에서 캐디는 사실상 경기를 진행하는 사람이다”며 “그런 캐디와의 정확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채를 휘둘러 다치게 한 것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의령=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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