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캐머러 지명자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우려해온 주한미군의 한반도 바깥 지역으로의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확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지명된 폴 라캐머러 미 태평양육군사령관. [사진 미 태평양육군사령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5/18/2550cebb-b75a-471a-8807-294008596356.jpg)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지명된 폴 라캐머러 미 태평양육군사령관. [사진 미 태평양육군사령부]
그동안 미군은 전략적 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역외 활용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 미ㆍ중 간 군사적 대립이 격화되는 지역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하면 주한미군의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라캐머러 지명자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선 ‘시기’가 아닌 ‘조건’을 강조했다. 그는 "한ㆍ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계획의 조건이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며 "나는 이 중요한 노력에서 시간에 기초한 접근법을 적용하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경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요한 연합방위 리더십 역할을 충족하고 임무 수행을 위해 현재의 능력 격차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군사적 능력을 완전히 확보하려면 해야 할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며 "주한미군이 예상하기에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전작권 조기 전환 입장에 선을 긋는 발언인 셈이다.
![지난해 8월 11일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 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5/18/1e8f3e3d-8473-4ec9-a391-0f85f2f9efef.jpg)
지난해 8월 11일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 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스1]
그래서 올여름 실시할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때 모의고사 성격의 3단계 검증평가 중 2단계(완전운용능력ㆍFOC) 평가를 마친 뒤 올가을 양국 장관이 참석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때 'X년도'를 발표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한·미 군 당국 간 물밑 접촉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타진해왔지만, 미국 측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전환 시기 확정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라캐머러 지명자의 강경한 태도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캐머러 지명자는 한ㆍ일, 한ㆍ미ㆍ일 간 군사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한ㆍ일과 양자, 삼자, 다자 협력을 증진하고 한ㆍ일 관계를 진전시킬 리더십 역할을 계속 맡아야 한다"며 "한ㆍ일 간 군사협력의 효과는 그 자체로 독특한 억제력 효과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