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1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4일 ‘엘시티 축소 수사 의혹’에 대해 ‘2021년 공제 9호’ 번호를 부여하고 수사에 나섰다. 앞서 부산참여연대는 지난 3월 18일 “부산지검이 2016년 엘시티 사건을 축소 수사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사건 당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사법연수원 25기·현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 13명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엘시티 사건은 2019년 11월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 ‘해운대 엘시티’를 준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비리 의혹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2016년 10월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2017년 3월까지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 12명을 구속기소 했다. 이영복 회장이 엘시티 인·허가를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뿌렸다는 게 검찰이 밝힌 범죄 사실 요지였다.
검찰이 여기에서 더 수사를 확대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멈췄다고 부산참여연대는 비판한다. 특히 이 단체가 2017년 5월 엘시티를 특혜 분양받은 혐의로 43명을 고발한 건과 관련해 검찰은 이영복 회장 아들 2명만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41명에 대해선 공소시효 만료 직전까지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번에 공수처가 수사에 나선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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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공수처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 공수처에는 김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포함해 총 25명의 검사를 둘 수 있지만, 현재 인원은 15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6명은 지난달 31일부터 4주간 일정으로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검사 9명이 각자 사건 1개씩을 떠맡은 꼴이다. 더욱이 근무 중인 검사 15명 가운데 검찰청 검사 출신이 4명에 불과해 특별수사를 할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까지 있다. 이 때문에 공수처 내부에서도 “조직의 규모와 검사 각각의 실력보다 너무 많은 사건을 벌여 놓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영복 회장. 연합뉴스
"온갖 공직자 범죄 수사하도록 한 법이 문제"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