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탄핵, 백제발언 견제구 주고받은 이재명·이낙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백제 발언’을 향한 이 전 대표 측 비판에 대해선 “선의의 발언을 가지고 지역주의를 조장했다는 식”이라며 “황당할 정도로 답답하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캠프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전날(28일) 토론회에서 “2014년 7월 전남도지사 취임 후 2015년 공약 이행률을 보면 21개 중 20개를 이행한 것으로 2016년에 평가됐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2016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자료를 보면 이행률 26.32%로 전국 최하위였다. 무슨 근거로 토론회에서 저런 발언을 했는지 해명하라”(이경 부대변인)며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자신을 무능 프레임으로 공격한 데 대해 “제가 무능한 총리였다면 당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그렇게 높았겠느냐”며 반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살처분 제로가 2년 8개월 동안 계속됐는데, 아마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며 “당 대표로서는 4·3 특별법을 73년 만에 개정했다. 국정원법·경찰법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걸 애써 눈감으면서 아무 것도 안 한 것처럼 하는 건 정치적 공세”라고 비판했다.
백제 발언에 대해서는 “지역구도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 오래된 상처인데 상처를 대할 때는 아픈 사람 입장에서 대하는 것이 옳다”는 정도로 대응했다. 대신 이낙연 캠프 부위원장 이개호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호남인들이 모멸감을 느끼는 건, 호남이 지난 5000년 역사에서 한 번도 통합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고 단정하는 역사적 인식 때문”이라며 “칭찬을 했는데 떡 주고 뺨 맞았다고 하는데, 아직도 사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에 나섰다.
백제발언 이재명 호남 지지율 출렁…치고 들어오는 정세균

28일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사진을 소개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TV 캡처
개별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지사가 0.9%포인트 하락(26.4%→25.5%)하고, 이낙연 전 대표는 0.4%포인트 상승(15.6%→16.0%)하는 등 2주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권역별 결과를 보면 이재명 지사의 광주·전라 지지율이 2주 전 조사(43.7%) 대비 11.5%포인트 떨어진 32.2%를 기록했다. 백제 발언의 여파로 해석된다. 이에 이 지사 캠프는 부인 김혜경씨 일정을 호남 중심으로 짜는 등 대책을 검토 중이다.
이 전 대표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이 지사의 호남 지지율이 출렁이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자세 변화도 감지된다. 정 전 총리는 전날 TV토론 ‘그때 그 시절’이란 사진 소개 코너에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의장석을 점거한 사진을 꺼내며 “정말 치열한 싸움을 했지만, 결국 숫자에 밀려 노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고 말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 이 전 대표를 향해 “탄핵 관련 태도가 바뀐 이유가 뭔지 분명히 밝히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가 아닌 자신이 적통 후보라고 선언한 것”이라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