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테' 최배달 제자 日배우 지바 신이치, 코로나로 별세

지바 신이치(왼쪽)와 최배달. 트위터 캡처

지바 신이치(왼쪽)와 최배달. 트위터 캡처

일본 무술계를 평정했던 재일 교포 무도인 최배달(본명 최영의·1922∼94)의 제자였던 일본 배우 지바 신이치(千葉真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일본 교도통신은 19일 지바가 도쿄 인근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바는 지난달 말 코로나에 감염됐다. 자택에서 지내다 병세가 악화하자 지바는 이달 8일 지바현 소재 한 병원에 입원했다. 격리 병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치료를 받다가 끝내 사망했다.  

지바를 대리하는 연예기획사는 그가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지바는 영화 ‘킬빌’(2003), ‘분노의 질주’ 시리즈 3편 ‘패스트 앤드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2006) 등 다수의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한국에선 ‘최배달의 제자’로 알려진 일본의 전설적인 액션 배우다.

본명은 마에다 사다호이고, 미국에선 지바 소니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지바는 1939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올림픽 체조 종목 출전을 목표로 일본 체육대학에 입학했으나 부상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다가 극진 가라테를 창시한 최배달의 제자가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최배달은 황소를 한 손으로 제압했다는 전설적 무도인이다. 일본 전역을 돌며 유도, 검도, 합기도 등 모든 유파의 무술 고수를 제압했다. 맨손으로 황소와 대결해 바위보다 단단하다는 황소 뿔을 꺾어버린 일화로도 유명하다. 

지바는 최배달 문하에서 무술 실력을 갈고닦다가 1960년대 일본 영화계에 액션 배우로 입문했고 1970년대 후반 스승 최배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3부작에서 주인공 오야마 마스다츠(大山倍達) 역으로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접어들었다.  

오야마 마스다츠는 한자를 음독하면 ‘대산배달’이라는 말로, 일본에 정착한 최배달이 배달 민족의 한국인임을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지은 일본 이름이다.

액션 스타로서 일본에서 입지를 다진 지바는 해외로도 진출해 뉴라인시네마가 배급한 ‘더 스트리트 파이터’(1974)에 출연하면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에선 여주인공(우마 서먼 분)의 복수를 돕기 위해 칼을 만들어주는 ‘핫토리 한조’ 역할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영화 킬빌에서 핫토리 한조를 연기하고 있는 지바 신이치. 사진 영화사

영화 킬빌에서 핫토리 한조를 연기하고 있는 지바 신이치. 사진 영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