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위문편지 강요 금지' 청원…조희연 "무거운 책임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

최근 논란이 된 서울의 한 여고 군 위문편지와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지금 진행되는 사안 조사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현재 언론 보도와 시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한 학교의 '군인 위문편지' 사안과 관련해 서울교육을 이끄는 이로써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의 한 여고 학생이 보낸 위문편지가 공개됐다. 위문편지에는 "저도 이제 고3이라 뒤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군 장병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일었으며, 해당 글을 작성한 학생을 상대로 온라인상에서 신상털기 등이 이어졌다.

반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2일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를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틀 만에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조 교육감은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다하는 중에 온라인에 공개된 편지 내용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은 국군 장병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위로를 드린다. 또 위문편지를 쓰게 된 교육 활동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에게도 사과드린다. 아울러 학생 신상 공개 등 심각한 사이버 괴롭힘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사안이 공개된 이후, 이 사건이 지닌 복합적 측면을 둘러싼 논란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저는 이번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성숙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학교의 자율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지식과 경험에 기반을 둔 학생 참여·체험형 교육을 통하여 평화와 통일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을 하도록 안내하여 이번 사안과 같은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학교 현장에서 형식적인 통일·안보교육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평화 중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공존과 포용'의 감수성이 중요한 시대임을 절감하고 있다. 공존과 포용의 성 평등 역량을 갖춘 민주시민 양성과 교육 환경 조성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