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2만원 시대’가 개막했지만, 치킨에 쓰이는 닭고기 가격은 10년 전보다 하락했다. 셔터스톡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빅3 중 2곳은 최근 치킨 가격 인상에 나섰다. bhc치킨은 지난달 치킨 메뉴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1000~2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교촌치킨도 상품 가격을 500~2000원 인상했다. 각사의 대표 메뉴인 bhc ‘뿌링클 콤보’나 교촌 ‘허니 콤보’ 모두 2만원을 받고 있다.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 KFC도 최근 대표 메뉴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치킨 업계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가맹점 사장들이 살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상승한 데다 그동안 쌓여온 배달료·인건비·임대료 등 운영비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닭고기 가격 ↓, 그래도 치킨 가격은 ↑

연평균 닭고기 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도계 가공업체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일정 가격 수준을 설정하고 6개월~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도계 가격에 약 10%의 마진을 더해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여기에 유통비용 등을 붙여 약 5000원에 가맹점으로 닭고기를 공급한다.
업계 “배달 수수료 부담 과거의 10배”

'2만원 치킨’ 가격 구조.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치킨 배달시장, ‘치킨게임’ 될 수도
메뉴 가격을 올려도 이익을 보는 것은 가맹점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치킨 가격을 일괄적으로 올리면서 가맹점 재료 공급가까지 함께 인상했기 때문이다.
업계와 전문가는 앞으로도 배달료가 계속 올라 소비자와 가맹점주가 더 큰 부담을 져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비용을 투자해 왔는데, 향후에는 이 비용을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며 “과도한 부담 전가를 막고 배달 시장이 플랫폼·음식점·소비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치킨게임’으로 치닫지 않으려면 자율적인 상생 노력과 함께 정부의 사회적 조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