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씨(좌) 정영학 회계사(우) [뉴시스·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9/1c7daf7e-9b7e-47a0-b902-1bebf89d8ff0.jpg)
김만배씨(좌) 정영학 회계사(우) [뉴시스·연합뉴스]
김만배 "내 별명이 이지스함"… 50억클럽 한 명씩 직접 거론
김씨는 대장동 사업 대가로 50억원씩 받기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50억 클럽’ 인사들의 실명도 언급했다. 2020년 3월 김씨는 대장동 아파트 분양을 통해 얻은 420억원의 로비자금 사용에 관해 “50개(억)가 몇 개냐"라며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전 특검), 곽상도(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머니투데이 회장), 권순일(전 대법관). 그러면 얼마지?"라고 말했다. 이에 정 회계사가 "50, 50, 50, 50, 50, 50이면 300(억원)"이라고 답하자, 김씨는 “300(억원)”이라고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2018년 12월 김씨가 소유한 화천대유는 대장동 부지 중 A12 블록 아파트를 직접 분양했는데, 420억원의 분양 수익이 예상되자 이를 사업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유력 인사들에게 지급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화천대유는 부지 15개 중 A12 블록을 포함한 5개 블록을 직접 분양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들이 택지개발 이익에 더해 분양수익까지 최소 8000억원대의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곽상도가 아들 통해 돈 달라고 해…골치 아파"
![곽상도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2021.10.8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9/99cd5ec2-5dcb-4a76-84eb-7ac38e805852.jpg)
곽상도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2021.10.8 [연합뉴스]
곽병채씨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화천대유에서 5년 10개월 근무하고 퇴직했다. 화천대유는 병채씨에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했는데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대장동 민간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역할을 한 사후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성남시 공무원 로비도… "밤마다 길 청소, 장애물 제거해"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피고인 측에 증거기록 열람, 등사를 해준 후 구체적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해 우려한다”며 “형사사건 녹취록, 녹음파일 등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재판과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고,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사생활에 대한 침해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열람·등사한 자료를 재판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출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화 당사자 중 한 명인 김만배씨 측이 피의사실 유출을 비판하는 상황에서 다른 피고인 중 한 명이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책임을 돌린 것이다.
檢 “사생활 침해 우려”…김만배 측 “블러핑으로 실체 없어”
한편, 경찰은 지난해 11월 말 같은 녹취록에 “성남시의회 의장 30억원, 시의원 20억원”으로 언급된 최윤길 전 의장 사건을 검찰에서 넘겨 받아 한 달여만에 최 전 의장을 40억원 뇌물을 약속받은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정영학 녹취는 김씨의 블러핑(허풍) 수준의 대화로 실체가 없다”며 “검찰 수사에서도 먼저 자금 추적을 요청할 정도로 실제 돈 거래가 오고 간 것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곽병채씨가 받은 50억은 퇴직금 및 산재위로금으로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인물 중 유일하게 정 회계사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정 회계사는 수사 초기부터 해당 녹취록을 검찰에 제공하며 자수해 수사에 적극 협조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