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리는 첫 종목 혼성계주를 앞두고 훈련 중인 한국쇼트트랙대표팀.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2/04/0e2b63da-2f44-43eb-91f1-075fb437da1a.jpg)
5일 열리는 첫 종목 혼성계주를 앞두고 훈련 중인 한국쇼트트랙대표팀. [연합뉴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4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메달 레이스에 돌입했다. 91개국에서 모인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오는 20일까지 7개 종목 15개 세부 종목에서 109개의 금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2008년 여름올림픽에 이어 14년 만에 겨울올림픽까지 치르는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여름ㆍ겨울올림픽을 모두 치른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은 5일 오후 8시에 시작하는 쇼트트랙 혼성계주(2000m)에서 들려올 전망이다. 올림픽 내 성평등 구현을 위해 이번 대회에 첫 선을 보이는 신규 종목이다.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이 팀을 이뤄 1인당 250m를 두 번씩 돈다. 개인 기량 못지 않게 팀워크가 중요하다. 쇼트트랙 남녀 에이스 황대헌(23ㆍ강원도청)과 최민정(24ㆍ성남시청)이 함께 나서는 만큼, 금빛 낭보를 기대할 만하다.
![함께 훈련하는 황대헌과 최민정.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2/04/42468232-37f4-44dd-9879-52e85a9548ee.jpg)
함께 훈련하는 황대헌과 최민정. [연합뉴스]
출전 선수들의 의욕도 남다르다. 최민정은 “새로 생기기도 했고, 이번 대회 쇼트트랙 세부 종목 중 처음 열리기도 해 (혼성계주에) 기대감과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 이미지를 지키려면 개최국이자 또다른 우승후보 중국을 넘어야 한다. 중국은 한국 쇼트트랙의 장점을 이식하기 위해 한국인 김선태 감독과 안현수 코치를 영입해 준비해왔다. 한국 선수단이 베이징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한 직후부터 자신들의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등 노골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각 세부 종목마다 중국과 기싸움이 불가피한 만큼, 첫 맞대결인 혼성계주 결과가 중요하다.
쇼트트랙 선수단의 선전 여부는 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성적과 연결되는 중요 변수다. 쇼트트랙은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금밭 역할을 해왔다. 역대 31개의 금메달 중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여름올림픽까지 포함시켜 살펴봐도 양궁(금메달 25개)에 이어 통산 2위다. 이번 대회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추가하면 여름ㆍ겨울 종목을 통틀어 금메달 1위 종목이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 1~2개와 종합 15위권 진입이 목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각 종목별로 해외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에 어려움을 겪은 점을 감안해 목표치를 확 낮췄다.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기분 좋게 출발한다면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할 수 있다.
![한국인 안현수 코치와 함께 훈련하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2/04/1941f0ae-ab83-428a-9be6-ebec8ae43b0b.jpg)
한국인 안현수 코치와 함께 훈련하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뉴스1]
쇼트트랙 혼성계주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 대해 외신과 스포츠 데이터 전문업체는 ‘메달권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다. AP통신은 “개최국 중국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며, 러시아와 네덜란드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갈 것”이라 분석했다. 미국의 스포츠 데이터 전문업체 그레이스노트도 한국이 메달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걸로 봤다. 올림픽 직전에 진행한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한국이 혼성계주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는 게 분석의 근거다.
한국이 4차례 월드컵에서 메달권에 진입한 건 동메달을 목에 건 1차 대회 뿐이다. 2차 대회에선 페널티를 받아 예선 탈락했고, 3차 대회는 5위에 그쳤다. 4차 대회는 준결승에 오른 4팀 중 3위에 그쳐 우승팀을 가리는 파이널A에 나서지 못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금메달 2개(은1ㆍ동1)를 가져갔다. 네덜란드(금1ㆍ은1)와 러시아(금1)도 한 차례씩 우승을 경험했다.
![곽윤기(뒷줄 맨 오른쪽)를 비롯한 한국 쇼트트랙대표팀 선수단이 중국의 훈련을 관찰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2/04/7225c6ee-e15e-4f48-8f3a-1b152b9fd44a.jpg)
곽윤기(뒷줄 맨 오른쪽)를 비롯한 한국 쇼트트랙대표팀 선수단이 중국의 훈련을 관찰하고 있다. [뉴스1]
혼성계주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한국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월드컵 1ㆍ2차 대회에 최민정, 3ㆍ4차 대회에 황대헌이 부상으로 각각 빠져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선 두 선수가 모두 베스트 컨디션으로 나서는 만큼, 월드컵 무대와는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전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외신의 부정적인 전망은 아쉽지만, 외려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 선수들의 부담감을 낮추면서, 반대로 경쟁자들의 압박감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빙상대표팀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진 반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중국 선수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고 대회 직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