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 나선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이 후보는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란 수괴뿐만 아니라, 지금도 숨어서 끊임없이 2·3차 내란을 일으키려는 자들을 다 찾아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그리고 그 법정은 깨끗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이날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관 12명 등 핵심 증인이 불참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열고 사법부를 종일 압박했다.
다만 이 후보는 영남권 보수 유권자를 향해선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부산에서 유세를 시작한 이 후보는 “부산은 민주투사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정치적 고향이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 시민을 믿는다”며 좌우를 넘나들었다.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진행한 마지막 유세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도 참 위대한 분이다. 가다가 길을 좀 잘못 들었지만, 평생 민주화 운동을 하셨지 않나”라며 “하나회를 척결해서 군사 반란 못 하게 만들었고,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노태우도 법정에 세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 유세에서도 “좌우, 영남·호남, 남자·여자 모두 차이는 인정하되 싸우지 말자”며 “민주당도 매일 편 갈라 싸우다가, 지금은 일극 체제라고 비난받을 만큼 한목소리로 정권교체를 위해 힘쓰고 있지 않냐”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은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국갤럽·뉴스1이 지난 12~13일 실시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 지지율은 51%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1%)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를 합친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중도 보수 표심을 선물로 준 셈”이라며 “상대가 극우로 가며 민주당이 공략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 예상”이라며 “한 표라도 이기기 위해서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영남권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도 내놓았다. 이 후보는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으로 산업은행 이전이 가능했으면 윤 전 대통령이 바로 하지 않았겠나”라며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해야 한다. 제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만큼은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해운회사가 HMM이다. 그 회사도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한 ‘K-이니셔티브 북극항로 대담’에 참석해 “북극항로가 열리고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 거점항구가 생기면 경제가 도약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LNG 선박 경쟁력 향상 ▶친환경 연료와 선박용 배터리 조기 상용화 ▶해상풍력 선박 내수 시장 성장 ▶선박 제조 시스템 고도화 ▶특수목적선 선진화와 MRO(유지‧보수‧정비) 산업 육성 같은 조선업 공약도 발표했다.
전날 대구·경북(TK) 지역 ‘박정희 벨트’를 방문해 “재맹이가 남이가”를 외친 이 후보는 15일엔 영·호남의 경계인 화개장터를 거쳐 전남 광양, 여수, 순천, 목포에서 유세를 펼친다. 14~15일만 보면 남해안을 따라 경남과 전남을 가로지르는 동선이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번 일정은 ‘국난극복 이순신 호국(護國) 벨트’ 유세”라며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국난극복의 정신을 되새기려는 이 후보의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