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난극복 이순신 벨트 공략…거제선 “YS 위대한 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 나선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 나선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틀째 영남권에서 국민의힘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서면에서 벌인 유세를 통해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헌법에 나온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존중한다면 군사 쿠데타에 대해 백배사죄하고 윤석열을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하든 퇴출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그 정당의 1호 당원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게 아니냐. 양심이 있다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날 이 후보는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란 수괴뿐만 아니라, 지금도 숨어서 끊임없이 2·3차 내란을 일으키려는 자들을 다 찾아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그리고 그 법정은 깨끗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이날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관 12명 등 핵심 증인이 불참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열고 사법부를 종일 압박했다.

다만 이 후보는 영남권 보수 유권자를 향해선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부산에서 유세를 시작한 이 후보는 “부산은 민주투사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정치적 고향이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 시민을 믿는다”며 좌우를 넘나들었다.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진행한 마지막 유세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도 참 위대한 분이다. 가다가 길을 좀 잘못 들었지만, 평생 민주화 운동을 하셨지 않나”라며 “하나회를 척결해서 군사 반란 못 하게 만들었고,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노태우도 법정에 세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 유세에서도 “좌우, 영남·호남, 남자·여자 모두 차이는 인정하되 싸우지 말자”며 “민주당도 매일 편 갈라 싸우다가, 지금은 일극 체제라고 비난받을 만큼 한목소리로 정권교체를 위해 힘쓰고 있지 않냐”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은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국갤럽·뉴스1이 지난 12~13일 실시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 지지율은 51%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1%)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를 합친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중도 보수 표심을 선물로 준 셈”이라며 “상대가 극우로 가며 민주당이 공략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 예상”이라며 “한 표라도 이기기 위해서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영남권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도 내놓았다. 이 후보는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으로 산업은행 이전이 가능했으면 윤 전 대통령이 바로 하지 않았겠나”라며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해야 한다. 제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만큼은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해운회사가 HMM이다. 그 회사도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한 ‘K-이니셔티브 북극항로 대담’에 참석해 “북극항로가 열리고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 거점항구가 생기면 경제가 도약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LNG 선박 경쟁력 향상 ▶친환경 연료와 선박용 배터리 조기 상용화 ▶해상풍력 선박 내수 시장 성장 ▶선박 제조 시스템 고도화 ▶특수목적선 선진화와 MRO(유지‧보수‧정비) 산업 육성 같은 조선업 공약도 발표했다.  

전날 대구·경북(TK) 지역 ‘박정희 벨트’를 방문해 “재맹이가 남이가”를 외친 이 후보는 15일엔 영·호남의 경계인 화개장터를 거쳐 전남 광양, 여수, 순천, 목포에서 유세를 펼친다. 14~15일만 보면 남해안을 따라 경남과 전남을 가로지르는 동선이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번 일정은 ‘국난극복 이순신 호국(護國) 벨트’ 유세”라며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국난극복의 정신을 되새기려는 이 후보의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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