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과 발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주홍이' "건강 회복중"

지난 13일 입과 앞발이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주홍이'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 한림쉼터 인스타그램]

지난 13일 입과 앞발이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주홍이'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 한림쉼터 인스타그램]

입과 발이 꽁꽁 묶인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던 유기견 ‘주홍이’가 임시보호처에서 조금씩 건강을 회복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범인을 잡을 결정적 단서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민들의 제보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18일 제주 동물보호단체 제제프렌즈에 따르면 현재 주홍이는 다소 사람을 경계하고 있으나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진 속 주홍이는 임시 보호자와 함께 유채꽃밭을 산책하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과 똑 닮은 주황색 옷도 입었다.  

주홍이는 지난 13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 ‘한림쉼터’ 인근 화단에서 입과 발이 노끈과 테이프로 묶인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입에는 노끈뿐만 아니라 테이프까지 추가로 감겨 있었으며, 앞발은 등 뒤로 꺾여 있었다.

제주도의 한 유기견 보호소 근처에서 강아지 '주홍이'가 앞발은 등 뒤로 결박되고 입이 노끈으로 묶인 채 발견됐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제주도의 한 유기견 보호소 근처에서 강아지 '주홍이'가 앞발은 등 뒤로 결박되고 입이 노끈으로 묶인 채 발견됐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최초 발견자는 “입안에는 혀를 말리게 넣어 놓고 노끈과 테이프를 이용해 얼마나 세게 묶어뒀는지, 언제부터 묶여 있던 건지 입 주변에 상처와 진물이 난다”며 “사람도 하고 있기 힘든 자세로 두 발을 아주 꽉 묶어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든 채 유채꽃이 예쁘게 펴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길에 던져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쉼터 측은 곧장 강아지를 구조했고, 해당 강아지가 쉼터에서 보호하던 유기견 주홍이라는 걸 확인했다. 다행히 병원 진찰 결과 노끈으로 묶였던 입과 앞발 뼈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 단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입과 앞발이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주홍이'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 한림쉼터 인스타그램]

지난 13일 입과 앞발이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주홍이'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 한림쉼터 인스타그램]

 
주홍이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구역의 CCTV가 없는 것은 물론, 쉼터 내부에 있던 CCTV 역시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특히 쉼터가 마을 초입에서 외길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서 목격자와 차량 블랙박스 확보 여부도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민가가 없어 주변 탐문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변 태양광 발전소 시설, 마을 초입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고발장을 제출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을 참고인 조사하는 등 광범위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제프렌즈는 “추정하건대 주홍이가 어떤 상황에서 견사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누군가가 주홍이를 그 지경으로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놓고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제프렌즈는 CCTV 설치도 안돼 있을 정도로 열악한 한림쉼터의 상황을 전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기부와 자원봉사 등 도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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