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장기화 여파…부산대병원 위암, 대장암 항암 치료 차질

부산대병원 전경. 사진 부산대병원

부산대병원 전경. 사진 부산대병원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피로도가 쌓인 의료진 이탈로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의료진 5명 가운데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고형암 치료를 전담하던 의료진의 퇴사로 일부 항암 치료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혈액종양내과 의료진 5명에서 2명 남아…항암치료 차질

7일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현재 혈액종양내과 의료진은 2명뿐이다. 혈액종양내과 소속 교수는 5명이었지만 지난 1일 자로 2명이 퇴사했다. 또 1명은 병가 휴직을 낸 상태다.  

혈액종양내과는 각종 암종을 진단하고 항암제를 이용해 치료·관리하는 분야로 혈액암과 고형암을 다룬다. 현재 남은 교수 2명은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에 대해서만 진료하고 있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환자의 경우 외과에서 수술은 가능하지만 이후 항암 치료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고형암 중 폐암은 호흡기내과에서, 간암은 소화기내과에서 항암 치료가 가능하다”면서도 “위암과 대장암, 유방암은 진료는 가능하지만 항암 치료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부산대병원·부산대 교수진과 의대생 등 70여명이 지난해 3월 11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부산대병원·부산대 교수진과 의대생 등 70여명이 지난해 3월 11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대학병원 의료진 적은 연봉에 높은 노동강도 견디기 힘들다” 토로  

병원을 떠난 의료진은 전공의의 집단 이탈 이후 업무가 몰리면서 과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계점에 이른 의료진이 대학병원을 떠나고 있다. 지역 거점 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은 연봉이 적지만 노동강도가 지역병원에 비하면 낮은 편”이라며 “전공의 이탈로 업무 강도가 이전보다 3~4배씩 높아지자 대학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의료진이 속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부산대병원에선 혈액종양내과에서 문제가 도드라졌을 뿐 다른 과도 인력 부족으로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대병원은 그동안 의료진을 충원하기 위해 계약직 교수에 대한 채용 공고를 계속 냈지만,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최근에는 임상 교수를 채용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낸 상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고형암 항암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도록 전문의를 계속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과와 협진하면서 최대한 항암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