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3월 광의통화량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대비 M2가 감소한 건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뉴시스
M2가 전달보다 줄어든 건 2018년 9월(-0.1%)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며 M2는 매달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올해 1·2월에도 M2는 각각 21조2000억원, 21조8000억원씩 불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지난 3월 M2는 10.8% 늘었다. 지난해 1월 이후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 행진이다.
금융상품별로는 정기 예·적금이 한 달 전보다 8조2000억원 늘었고 수익증권도 5조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금전신탁은 10조5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도 8조9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수익률이 나빠지며 MMF와 금전신탁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M2에 잡히지 않는 2년 이상의 정기 예·적금 등 다른 항목으로 일부 이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제 주체별로는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15조2000억원 늘었고 기업도 12조1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경우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통화량이 늘었다. 반면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23조3000억원 줄었다.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는 1358조 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M1은 1년 전보다 11.3% 늘면서, 지난해 2월(26.0%) 이후 증가율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M2의 감소를 시중 유동성의 감소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 인상 등으로 돈이 회수되는 속도보다 대출과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으로 돈이 풀리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어서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나며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추경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다시 공급되는 데다 대출도 증가율이 둔화했을 뿐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추가 금리 인상이 몇 차례 이뤄져야 유동성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2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주식이나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장보성 연구위원은 지난 3월 ‘통화정책의 긴축적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코스피 지수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충격보다 유동성 감소 충격 발생 때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M2가 약 0.2% 감소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약 2% 내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 연구위원은 “1~2개월 뒤에는 이전 수준의 주가로 회복된다”고 덧붙였다.